아직 위성 신호 교신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사실상 거의 성공이라고 봅니다. 물론 나로호 이야기입니다. 지난 10 년에 걸쳐 대한 민국 최초의 발사체를 만들겠다는 염원으로 시작된 나로호 (KSLV - 1 Korea Space Launch Vehicle-I ) 는 당초 2005 년 발사가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자력으로 로켓을 개발할 경우 많은 시간이 들수 밖에 없어서 해외와의 기술협력을 염두에 두고 추진되었는데 여러 우주 선진국들의 외면으로 어렵사리 러시아와 협상을 맺어 가장 핵심인 1 단을 들여오기로 해서 사업이 추진될 수 있었습니다.
- 어려움의 연속이었던 발사과정
나로호 기술을 러시아에서 들여올 때는 본래 발사체인 1 단 기술 이전을 염두에 두었으나 결국 군사적 문제로 인해 이전이 불가능해서 액체연료 저장을 위한 상세 기술 및 발사체와 발사대를 연결하는 기술, 발사대 운용 기술 등만을 이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나로우주센터 건설비 3314 억원, 나로호 개발비 5205 억원 (러시아에 지불한 1 단 로켓 비용 2000 억원) 포함 대략 8500 억원의 돈이 투입 된 끝에 대망의 발사가 2009 년 8월 19일 오후 5 시 시도되었으나 4시 52 분 4초, 발사 7분 56 초를 남기고 고압탱크 압력 측정 소프트웨어 결합으로 발사 중지가 내려진 이후 숫한 발사 연기와 실패로 연구팀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희비가 엇갈린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1 차 발사 때의 나로호. 사진 : 항우연 )
2009 년 8월 25일 오후 5 시 발사시 결국 페어링 분리 실패로 1 차 발사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이후 2010 년 6월 10일 오후 5 시 2차 발사 때에는 모두가 성공하는 줄 알았는데 이륙 137.19 초, 고도 70km 지점에서 페어링 분리가 확인이 안되었고 통신이 두절되었습니다. 2차 발사 이후 발사 실패의 책임과 원인을 두고 러시아 - 한국측이 이견을 보여 3 차 발사는 2012 년까지 연기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12 년 10월 26일 3 차 발사에서 어댑터 문제로 인해 ( http://blog.naver.com/jjy0501/100170953449 참조) 결국 발사가 연기된 나로호는 다시 11월 29일 발사 예정이었으나 2 단 추력 방향 제어기 점검 과정에서 신호 이상이 발견되어 다시 연기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나로호 자체가 거듭된 발사 연기로 부품 자체가 노후화되어 결국 성공 발사는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비관적인 여론이 나오기도 했고 3 차 발사 역시 실패로 가닥을 잡는 듯 했지만 2013 년 1월 30일, 1차 발사가 시작된지 거의 3 년 반만에 나로호 3 차 발사는 일단 성공했습니다. 다만 최종적인 확인이라고 할 수 있는 성공적인 궤도 진입 및 교신 확인은 31 일 오전 3 시 37 분에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과정으로 봐서는 거의 성공으로 봐도 무방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위성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도 0% 는 아닙니다. 다만 일단 발사체는 3번째 발사에서 할 일을 다했고 발사체 (즉 KSLV - 1) 는 성공했습니다.
- 이제는 KSLV - 2 이다.
비록 발사 성공 소식이 기쁘기는 하지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솔직히 말해서 발사체의 가장 핵심인 1 단 로켓이 러시아 제이고 우리가 독자적으로 이런 로켓을 개발하려면 아직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실제 발사체를 쏘아 올리면서 쌓은 여러가지 노하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지 않은 비용을 치루긴 했지만 나로호 프로젝트는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로호에서 멈춘다면 사실 이 프로젝트 자체가 그냥 전시 행정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미래 한국 우주 기술의 밑거름이 될려면 여기에 심을 씨앗도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KSLV - 2 (Korea Space Launch Vehicle-II) 입니다.
KSLV - 2 는 현재 기초 개발 중에 있는 실제 국산 발사체로 한국형 발사체라고 부르기도 하는 로켓입니다. 3단 로켓으로 전장 47.5 미터, 중량 200 톤 급으로 1 단 로켓은 추력 75 톤급 엔진 4기 (추력 300톤/지상) 을 탑재할 예정입니다. 액체 로켓으로 추진제는 Jet A-1/액체 산소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단 로켓 역시 같은 연료와 엔진을 사용하지만 엔진 1 기만 사용하는 것이 차이입니다. 3단 로켓은 7톤 추력 엔진 1기만 탑재합니다. LEO 페이로드는 1.5 톤급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75 톤 추력 액체 로켓 엔진의 개발은 2018 년까지이며 계획대로라면 2021 년 발사 예정이지만 이미 나로호에서 봤듯이 발사체라는 것은 사소한 문제로도 발사에 실패할 수 있으며 한번 시도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이보다 더 연기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성공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연구를 진행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것이 우주 개발 사업이라고 하겠습니다. 미래 KSLV - 2 를 이용해 한국의 독자 달 탐사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있는데 그런 날이 10 년 이내로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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