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onut rhinoceros beetle with miniature radio transmitter glued to its back. Credit: Jacy Moore)
과학자들은 동물들의 이동을 연구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센서와 태그를 동물의 몸에 부착합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나 개의 몸에 '몸캠'을 붙이는 것 같은 방식으로 야생 동물의 생태를 연구하는 것이죠. 또는 센세를 이용해서 동물의 이동을 추적하거나 개체수를 조사합니다.
보통 이런 센서를 달 수 있는 동물은 어느 정도 크기가 되야 하지만, 최근에는 아주 작아서 곤충에도 달 수 있는 형태의 센서가 등장했습니다. 괌 대학의 곤충학자인 오브리 무어(Aubrey Moore, a University of Guam entomologist)와 그 동료들은 2007년 괌에 등장해 야자나무 열매에 큰 피해를 주는 해충인 코코넛 코뿔소 딱정벌레 (Coconut rhinoceros beetle)에 전파 신호를 내는 센서 태그를 붙이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곤충의 성체는 야자열매에 손상을 주는데, 그 유충은 야자나무가 아니라 죽은 나무 조직을 먹고 사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번식을 하는지는 확실치 않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이 벌레를 잡아다가 고문을 해도 어디서 번식을 하는지 실토(?)할리가 없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대신 센서를 붙이는 대안을 개발한 것입니다.
센서를 붙인 코코넛 코뿔소 딱정벌레를 방사한 후 이들의 위치를 추적한 과학자들이 이 곤충들이 죽은 코코넛 나무에 새로운 둥지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특히 무어 박사에 의하면 이 곤충들이 2015년 태풍으로 죽은 나무에 둥지를 만드는 것 같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런 대형 태풍이 지나간 후에는 이 곤충들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생기는 셈입니다.
동시에 이번 연구에서는 이 곤충이 페로몬 함정에 잘 빠진다는 사실을 같이 알아냈습니다. 이는 이후 해충 방제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무튼 이 작은 곤충에 식별 번호에 센서까지 붙이는 걸 보면 - 물론 일종의 스파이를 심는 목적 -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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