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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음식을 선호하는 유전자




 우리는 기름지고 단 음식을 선호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 상태에서 높은 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양분이 대신 독성 알칼로이드를 지닌 식물에서는 쓴맛이 나고 기름지고 단 음식은 입에 잘 맞도록 진화된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현대에 와서 음식이 풍족해지자 이와 같은 음식 선호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등장했다는 것이죠. 


 과학자들은 정확히 어떤 유전자가 어떤 기전으로 특정 음식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누가 비만의 위험성이 높은지, 그리고 어떻게 비만을 치료할지 단서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맥길 대학의 로레테 두베(Laurette Dubé, the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and Scientific Director of the McGill Centre for the Convergence of Health and Economics)와 그녀의 동료들은 캐나다의 메이븐 코호트(MAVAN Cohort) 연구에 참여한 200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기름진 음식 선호도와 유전자 변이에 대해서 연구했습니다. 


 이들이 연구한 유전자는 DRD4 VNTR로 DRD4가 7번 반복되는 (DRD4 repeat 7) 변이가 있는 경우 여자아이에서 기름진 음식의 선호도가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 변이와 더불어 다른 요인이 어떻게 상호작용해서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게 만드는지를 연구했습니다. 


 분명 현대인은 어느때보다 기름진 음식을 잘 먹고 있지만, 사실 기름진 음식에 대한 선호도는 사람마다 큰 차이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튀김요리를 좋아합니다. 이런 음식 선호도가 유전자 변이와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유전자가 유일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닙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사회 경제적 상태(socio-economic environment)가 중요한 요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을 수록 유전자 변이를 가진 여자 아이들이 기름진 음식을 더 선호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경향은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저소득층 아이일수록 패스트푸드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반면 소득이 높을수록 신선한 과일과 야채가 포함된 균형 식단을 접할 기회가 높을 것입니다. 부모의 소득 수준과 아이의 식성이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어쩌면 놀라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문화적 차이도 고려해야 하는데, 모두 캐나다에 사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했으므로 문화적으로는 균질한 그룹일 것입니다. 만약 한국, 미국, 캐나다, 중국 하는 식으로 다국가간 비교 연구였다면 문화적, 국가적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기름진 음식에 대한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하지만 왜 같은 변이가 남자아이에서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 그리고 어떤 기전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앞으로 더 연구의 대상일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JAMA Pediatrics에 실렸습니다.


 참고     

Patricia P. Silveira et al. Genetic Differential Susceptibility to Socioeconomic Status and Childhood Obesogenic Behavior, JAMA Pediatrics (2016). DOI: 10.1001/jamapediatrics.2015.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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