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micrograph of an Apollo 17 sample of lunar highland rock as viewed in cross-polarized transmitted light. Credit: Paul Warren, UCLA )
현재 지구와 달의 생성을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가설은 충돌설입니다. 형성 중이던 지구가 화성 만한 크기의 원시 행성인 테이아(Theia)와 충돌해서 현재의 지구를 생성하고 여기서 튀어나간 물질이 뭉쳐서 달이 되었다는 가설입니다.
하지만 충돌설에도 세부적인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충돌하는 각도에 대한 가설이죠. 정면으로 충돌을 했는지 아니면 45도 정도 각도로 충돌했는지는 아직 논란의 대상입니다. (물론 거의 비켜가듯 충돌했다면 현재의 지구와 달은 없을테니 이건 배제할 수 있겠죠)
가설을 검증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산소 동위원소비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산소는 O-16으로 중성자와 양성자를 각각 8개씩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9개와 10개의 중성자를 지닌 O-17, O-18 입니다. 산소는 암석과 결합한 상태로 매우 풍부하게 존재하는데, 각 행성마다 그 동위원소비가 달라서 일종의 지문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2014년 독일 과학자팀은 지구와 달의 암석에 포함된 산소 동위원소비를 측정해서 달의 암석이 지구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달에 포함된 암석 중 상당수는 지구에 속한 것과 다르다는 것으로 45도 충돌설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즉, 달의 암석 가운데 상당수가 테이아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그런데 에드워드 영 교수(Edward Young, lead author of the new study and a UCLA professor of geochemistry and cosmochemistry)가 이끄는 UCLA 연구팀은 아폴로 12/15/17 임무에서 채취한 암석 7개와 하와이(5개), 애리조나(1개)에서 채취한 암석 6개를 서로 비교해서 실제로는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이는 물론 지구와 달의 암석 구성이 거의 같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테이아와 원시 지구가 정면 충돌 (head on collision)을 했음을 시사하는 소견입니다. 다만 이런 연구들 자체가 일부 달 암석에 기반을 두고 진행될 수밖에 없어 앞으로 더 많은 표본을 통해 검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태양계 초기에는 이런 대형 충돌 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했을 것입니다. 당시에는 수십 개의 작은 미행성들이 충돌과 합체를 반복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행성이 파괴되었겠지만, 그 결과 우리가 아는 태양계가 탄생한 셈이니 파괴적 창조라고 말할 수 있겠죠.
이 연구는 사이언스에 실렸습니다.
참고
Oxygen isotopic evidence for vigorous mixing during the Moon-forming giant impact, Science, DOI: 10.1126/science.aad0525
http://phys.org/news/2016-01-moon-head-on-collision-earth-planet.html#jCp
http://phys.org/news/2016-01-moon-head-on-collision-earth-planet.html#j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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