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예측하기 힘든 것이지만 그럼에도 미래를 좌우할 현재의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예측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계속해서 오존층 파괴 물질을 제한 없이 배출할 경우 결국 오존층이 근미래에 심각하게 파괴될 것이라는 예측은 오존층 파괴 물질 규제를 위한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 냈고 결과적으로 이 예측을 빗나가게 만들었습니다. 과학적 예측 모델이 중요한 재앙을 막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나사의 연구팀은 새로운 계산을 통해서 2099 년 까지의 온난화 예측을 발표했는데 최근의 온난화 추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록 현재 국제적인 공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온실 가스 배출을 규제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나사의 고다드 연구소의 기상학자인 드류 신델 (Drew Shindell, a climatologist at NASA's Goddard Institute for Space Studies in New York) 과 그 동료들은 2014 년 3월 9일 Nature Climate Change 에 실린 논문에서 자신들의 새로운 예측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지구 기온은 1951 년 이후 10 년마다 화씨 0.22 도 혹은 섭씨 0.12 도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1998 년 이후 그 비율은 섭씨 0.05 도 정도로 주춤한 것으로 보입니다. 온실 가스 배출이 분명히 이 시기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마지막 10 여년간 온도 상승이 주춤한 이유에 대해서 여러가지 과학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물론 그럼에도 2000 이후 10 여년은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해들이었음) 신델의 팀은 에어로졸의 역할에 대해서 주목했습니다.
에어로졸이 지구 기온을 하강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따라서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서 급진적인 해결책을 주장하는 일부 과학자들은 에어로졸을 대기중에 대량으로 배출해 기온을 조절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에어로졸들은 자연적으로도 형성되지만 여러 공장과 자동차의 대기 오염 물질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에어로졸은 주로 공업화된 북반구에서 집중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 효과가 전 지구적으로 나타나지 않아 기상 모델링에 다소 간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신델의 팀은 이 효과를 더 상세하게 보정한 새로운 모델링을 통해서 과연 급격한 온실 가스 배출이 없는 현재의 상태에서 섭씨 1.3 ℃ 한도 이내 상승이 가능할지에 대해서 연구했습니다. (물론 그 정도 지구 평균 기온 상승도 예측할 수 없는 기상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구 기온 상승을 완전히 억제한다는 것은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정도 선에서 억제가 가능한지 모델링 하는 것)
(2099 년의 북반구의 온도 이상 예측 모델. 클릭하면 원본 Projection of Earth warming by 2099: A new NASA study suggests that projections of Earth's future warming should be more in line with previous estimates that indicated a higher sensitivity to increasing greenhouse gas emissions.
Credit: NASA SVS/NASA Center for Climate Simulation)
그 결과 에어로졸의 효과를 계산하더라도 이번 세기말 1.3 ℃ 이내 상승은 거의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고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 새로운 모델링 결과는 결과적으로 온실 가스 규제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지만 그 필요성에 동의하더라도 국제 사회의 공조를 얻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론적으로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해도 각론에 들어가면 서로 손해는 보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죠.
다만 구체적으로 현실을 감안한 온실 가스 규제를 위해서는 정확히 온도가 얼마나 상승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 모델은 계속 필요할 것입니다. 온도 상승을 너무 과다하게 예측해서 실현 가능성이 낮거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온실 가스 배출규제를 제안 하거나 반대로 너무 느슨한 배출 규제로 심각한 온도 상승을 방치하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비록 과학자들의 의견이 다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해도 연구는 계속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Drew T. Shindell. Inhomogeneous forcing and transient climate sensitivity.Nature Climate Change, 2014; DOI: 10.1038/nclimate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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