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세상에도 불운하게 태어나기도 전에 유산되어 결국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떠나는 태아들이 있지만 외계 행성 가운데도 그런 행성들이 있다는 사실이 ALMA (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 전파 망원경 관측 결과 밝혀졌습니다. ALMA 는 현존 하는 것 가운데 가장 거대한 전파 망원경 네트워크 가운데 하나로 강력한 해상도로 밀리미터 및 서브 밀리미터 파장의 관측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ALMA 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 참조 http://jjy0501.blogspot.kr/2012/07/99-alma.html )
지구에서 대략 1300 광년 정도 떨어진 오리온 성운 (Orion Nebula 혹은 Messier 42, M42, or NGC 1976 ) 은 수백개의 아기별이 탄생하는 산실입니다. 이 성운의 폭은 24 광년 너비로 10000 K 의 뜨거운 가스와 먼지들은 모두 합치면 태양 질량의 2000 배에 달할 정도로 큽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가스들이 자체 중력에 의해 뭉쳐서 작은 원시 별들을 만들고 있는데 그 수는 대략 700 개에 달할 만큼 많습니다.
(가시 광 영역에서 오리온 성운의 모습. 지구에서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밝은 성운임. In one of the most detailed astronomical images ever produced, NASA/ESA's Hubble Space Telescope captured an unprecedented look at the Orion Nebula. ... This extensive study took 105 Hubble orbits to complete. All imaging instruments aboard the telescope were used simultaneously to study Orion. The Advanced Camera mosaic covers approximately the apparent angular size of the full moon. NASA, ESA, M. Robberto (Space Telescope Science Institute/ESA) and the Hubble Space Telescope Orion Treasury Project Team )
(오리온 성운에서 생성 중인 아기별의 허블 우주 망원경 영상. 아기 별 주변으로는 원시 행성계 원반이 형성되고 있음. A Hubble Space Telescope view of a small portion of the Orion Nebula, captured by the Wide Field and Planetary Camera 2, reveals five young stars. Four of the stars are surrounded by gas and dust trapped as the stars formed, but were left in orbit about the star. These are possibly protoplanetary disks, or proplyds, that might evolve on to agglomerate planets. The proplyds which are closest to the hottest stars of the parent star cluster are seen as bright objects, while the object farthest from the hottest stars is seen as a dark object. The field of view is only 0.14 light-years across. C.R. O'Dell/Rice University; NASA )
새롭게 태어나는 아기 별 (protostar) 주위에는 가스와 먼지가 디스크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를 원시 행성계 원반 (protoplanetary disks 혹은 proplyds) 이라고 부릅니다. 이 원시 행성계 원반은 결국 뭉쳐서 행성과 소행성들을 형성하게 됩니다. 다만 무겁고 밝은 별이 탄생할 경우 그 강력한 항성풍에 의해 원시 행성계 원반은 제대로 행성을 형성할 수 없게 됩니다.
별이 내뿜는 에너지는 질량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별의 질량이 커질 수록 내부의 온도와 압력이 커지면서 내부의 핵융합 반응이 그야 말로 기하 급수적으로 커지게 됩니다. 가장 밝은 별인 분광형 O 형 별 (O-type star) 의 경우 그 질량의 태양 질량의 16 - 100 배 이상 까지 커질 수 있는데 그 밝기는 그보다 더 커져서 태양 밝기의 1 만배에서 100 만배가 넘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는 강력한 항성풍이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캐나다와 미국의 천문학자 팀은 ALMA 를 이용해서 오리온 성운에서 발생하는 O 형 별의 0.1 광년 주변을 집중 관측했습니다. 그 결과 예상했던 대로 강력한 항성풍에 의해 주변의 원시 행성계 원반이 사라진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연구의 주저자인 리타 만 (Rita Mann, an astronomer with the National Research Council of Canada in Victoria) 은 "우리는 ALMA 를 이용해서 행성을 생성할 가능성을 가진 수십개의 원시별을 관측했는데 무거운 별 주변의 강력한 빛 주변에는 원시 행성계 원반이 간단히 사라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들도 초기 단계에서는 원시 행성계 원반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강력한 항성풍으로 인해 이들은 순식간에 사라진 셈이죠. 그럼에도 이런 O 형 항성은 행성 생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들은 최후에 초신성 폭발을 통해 지구 같은 행성을 생성하는데 필요한 원소들을 우주에 뿌리기 때문이죠. 그들 자신은 행성을 거느리기 힘들지만 대신 행성의 재료를 생성하는 공장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생성되는 과정에서 사라진 행성들이 반드시 무의미하게 없어진 건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이들이 없으면 아예 지구 같은 행성이나 우리 인류 역시 생성될 수 없었을 테니 말이죠. 창조를 위한 파괴와 죽음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 연구는 The Astrophysical Journal 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Rita K. Mann, James Di Francesco, Doug Johnstone, Sean M. Andrews, Jonathan P. Williams, John Bally, Luca Ricci, A. Meredith Hughes, Brenda C. Matthews.ALMA Observations of the Orion Proplyds. The Astrophysical Journal, 2014; 784 (1): 82 DOI: 10.1088/0004-637X/784/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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