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수백미터의 작고 어두운 소행성들은 사실 망원경으로 관측이 어렵습니다. 이들을 관측할 수 있는 기회는 이들이 지구에 근접할 경우 한정되는데 이 경우라도 가시광 영역 관측보다는 다른 파장에서의 관측이 더 용이할 수도 있습니다. 2014 년 2월 10일 지구에 240 만 km 까지 근접한 소행성 2006 DP 14 역시 그런 경우라고 하는데 이 작은 소행성을 관측하기 위해서 역설적이지만 아주 거대한 망원경과 레이더가 필요합니다.
나사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우주 연구 기관들은 행성간 우주선 미션을 지원하기 위한 거대한 전세계 안테나 네트워크인 딥 스페이스 네트워크 (Deep Space Network DSN) 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JPL 산하에 DSN 이 건설되어 있으며 최대 70 미터 지름의 거대 안테나들이 통신 및 우주 감시를 위해 설치되어 있습니다.
소행성 2006 DP 14 는 골드스톤에 설치된 70 미터 망원경을 통해서 그 이미지가 얻어졌습니다. 이미지의 해상도는 픽셀당 19 m 정도이며 관측 시점에서의 소행성과의 거리는 420 만 km 였습니다. 소행성 자체의 크기는 길이 400 미터 너비 200 정도입니다.
(지구 근접 소행성 2006 DP14 의 레이더 이미지 This image is one frame from a collage of radar images taken on Feb. 11, 2014, of near-Earth asteroid 2006 DP 14, which is about 1,300 feet (400 meters) long. The imaging used the 230-foot (70-meter) Deep Space Network antenna at Goldstone, Calif., while the asteroid was about 11 times farther from Earth than the moon is.
Credit: NASA/JPL-Caltech/GSSR)
(동영상)
관측 결과 소행성 2006 DP14 는 땅콩 모양 내지는 눈사람 모양을 한 소행성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와 같은 모양의 소행성은 contact binary 라는 형태의 소행성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것은 소행성 두개가 서로의 미세한 중력에 이끌려 결합한 상태로 앞서 설명한 소행성 헥토르나 이토카와 역시 비슷한 부류라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contact binary 형태의 소행성은 아주 흔한 건 아니지만 최근 그와 같은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정보는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시키기 위해서 우주선을 충돌 시킨다고 했을 때 이런 소행성의 경우 더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소행성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려면 우선 그 소행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 것입니다.
다행히 2006 DP14 자체는 지구 충돌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나사와 세계 여러 연구 기관들은 지구 근접 소행성들의 궤도를 감시해서 소행성의 공격에서 지구를 보호하거나 최소한 사전에 알려서 대피하게 하는 대비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역시 이런 연장선상에서 봐야겠죠. 영화 아마겟돈 같은 화려한 일은 아니지만 만약의 위험에 대비해서 인류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중요한 임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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