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형 고양이과 동물들은 지구의 여러 지역에서 다양하게 적응 방산을 했습니다. 사자, 호랑이, 재규어, 표범, 치타 등 주요 대형 고양이과 동물들은 지구 곳곳에서 적응해서 살고 있으며 그 안에서 다시 지역에 따라 다양한 아종 (subspecies) 들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호랑이의 경우 9 종의 아종이 있는데 그 중에서 3 종류는 이미 멸종했죠.
이런 상황은 백악기 후기에 최상위 포식자였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T. rex)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이들 티라노사우루스과 수각류들은 백악기 후기에 북미 대륙을 중심으로 크게 번성해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제외하고도 다양한 티라노사우루스과 수각류들이 최상위 포식자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화석 표본들을 보면 상당히 다른 것들도 있어 별개의 종이거나 아종일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최근 고생물학자들이 알래스카 북쪽의 프린스 크릭 지층 (Prince Creek Formation) 에서 발견한 티라노사우루스과 수각류의 두개골 화석은 일반적인 티라노사우루스 보다 훨씬 작아서 피그미 티라노사우루스라고 불려야 할 수준이었습니다. 이를 발굴한 연구자인 앤서니 피오릴로와 로날드 티코스키 (Anthony Fiorillo and Ronald S. Tykoski from Perot Museum of Nature and Science, Texas) 등에 의하면 이 공룡은 새로운 속으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는 사촌 관계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 신종 공룡의 명칭은 나누크사우루스 호글룬디 (Nanuqsaurus hoglundi) 라고 명명되었는데 나누크 (Nanuq) 는 북극곰이라는 뜻입니다. 새로운 속인 나누크사우루스가 살았던 지역은 당시에도 북극권에 가까운 지역으로 시기적으로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조금 앞선 7000 만년 전쯤이었습니다. 두개골의 길이는 25 인치 (약 63 cm) 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60 인치 (약 1.5 미터) 에 비해서 훨씬 작았습니다. 몸길이의 경우 나머지 골격 화석이 발견되어야 겠지만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비교해보면 5-6 미터 수준으로 작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종 티라노사우루스과 공룡인 나누크사우루스의 복원도. 오로라를 배경으로 해서 북극이라는 점을 강조한 듯 Paleontologists from the Perot Museum of Nature and Science in Dallas have discovered a new genus and species of a pygmy tyrannosaur that once roamed the ancient Arctic lands of Northern Alaska. The animal has been formally named Nanuqsaurus hoglundi. Credit: Karen Carr)
(티라노사우루스과 공룡들의 크기 비교. A 가 나누크사우루스, B 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Relative size of Nanuqsaurus hoglundi. Silhouettes showing approximate sizes of representative theropods. A, Nanuqsaurus hoglundi, based on holotype, DMNH 21461. B, Tyrannosaurus rex, based on FMNH PR2081. C, Tyrannosaurus rex, based on AMNH 5027. D, Daspletosaurus torosus, based on FMNH PR308; E, Albertosaurus sarcophagus, based on TMP 81.10.1; F, Troodon formosus, lower latitude individual based on multiple sources and size estimates; G, Troodon sp., North Slope individual based on extrapolation from measurements of multiple dental specimens [47]. Scale bar equals 1 m.
Credit: From: Anthony R. Fiorillo, Ronald S. Tykoski. A Diminutive New Tyrannosaur from the Top of the World. PLoS ONE, 2014; 9 (3): e91287 DOI: 10.1371/journal.pone.0091287)
일반적으로 북쪽으로 올라가면 몸집이 커진다고 하지만 이것은 먹이를 얼마나 쉽게 구할 수 있는지 등의 다른 요인과도 밀접하게 연관이 있어서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는 이론입니다. 나누크사우루스가 왜 남쪽의 사촌들과 비교해서 몸집이 작아져서 피그미 티라노사우루스 (pygmy tyrannosaur) 가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당시 북극권의 환경에 적응한 결과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호랑이의 예를 들면 9 개의 아종 가운데서 가장 작은 종류인 발리 호랑이 (Panthera tigris balica. 1937 년에 멸종된 상태) 는 수컷이 90 - 100 kg, 암컷이 65 - 80 kg 에 불과할 만큼 작은데 이는 섬이라는 먹이가 매우 제한된 환경에 적응한 결과입니다. 나누크사우루스 역시 먹이 등 몇가지 요인에 적응한 결과 몸집이 작아졌을 것이지만 정확한 이유는 앞으로의 연구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미니 티라노사우루스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재미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연구 초기에 불과하며 더 많은 표본이 발굴되어야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
Fiorillo, A. R.; Tykoski, R. S. (2014). "A Diminutive New Tyrannosaur from the Top of the World". PLoS ONE 9 (3): e91287. doi:10.1371/journal.pone.0091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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