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이야기 228 - 땅콩 모양 별 ? 기묘한 거대 황색 극대거성 HR 5171


 국제 천문학자 팀이 유럽 남방 천문대 (ESO) 의 Very Large Telescope Interferometer (VLTI) 를 이용해서 태양 지름의 1300 배 정도 되는 지름을 가진 황색 극대 거성 (Yellow Hypergiant) HR 5171 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HR 5171 은 (다른 명칭은 V766 Cen, HD 119796, HIP 67261 으로 사실은 이전에도 알려진 천체였으나 상세히 관측된 것은 처음 )  지금까지 발견된 황색 극대 거성 가운데서 가장 큰 것이지만 놀라운 점은 이것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극대거성 (hypergiant) 을 정의하는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대략적으로 초기 질량이 적어도 태양 질량의 25 배 이상인 항성으로 H-R 도표상에서 가장 위에 위치하며  절대 등급 Mv > -7 인 항성을 가르키는 단어입니다. 이와 같은 극대 거성들도 그 표면 온도에 따라서 청색 - 적색 사이에 분광형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분광형이 대략 A 후반에서 K 초반인 별들을 황색 극대 거성이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태양 질량의 20 - 50 배 정도에 절대 등급 (Mv) 가 -9 이상인 매우 밝은 별들로써 우리 은하계에 수십 개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한 별들입니다. 




(H-R 도표 상에서 가장 위에 존재하는 hypergiant 의 하위 그룹으로 황색 극대 거성이 존재함  HR diagram containing lots'a'vartypes.   Rursus at Wikipedia  ) 



 HR 5171 는 지구에서 약 12000 광년 정도 떨어진 위치에 존재하는 황색 극대 거성으로 대략 태양 질량의 39 배 정도 되는 별입니다. 그러나 지름은 1300 배에 달할 만큼 부풀어 있으며 (따라서 사실 다른 거성들과 마찬가지로 밀도는 매우 낮음) 표면 온도는 5000 K 정도로 낮아져 있습니다. (분광형은 K0 0-Ia ) 그럼에도 기본 표면적이 워낙 거대한 만큼 (표면적은 길이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1300 x 1300) 그 밝기는 태양의 50 - 100 만배 수준입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점은 사실은 쌍성계인데 서로 붙어 있다는 점입니다. 


 연구의 리더인 올리비에르 세스노 (Olivier Chesneau (Observatoire de la Cote d'Azur, Nice, France)) 는 이 황색 극대거성이 동반성을 거느리고 있으며 이 동반성이 사실은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 마치 거대한 땅콩 모양처럼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진짜로 놀라운 것은 바로 이 부분일 것입니다. 





(HR 5171 의 실제 관측 모습 (중앙) 이 사진에서는 붉게 찍혔지만 실제로는 황색 극대 거성  HR 5171, the brightest star just below the centre of this wide-field image, is a yellow hypergiant, a very rare type of stars with only a dozen known in our galaxy. Its size is over 1,300 times that of the Sun -- one of the 10 largest stars found so far. Observations with ESO's Very Large Telescope Interferometer have shown that it is actually a double star, with the companion in contact with the main star.
Credit: ESO/Digitized Sky Survey 2)     




(HR 5171 쌍성계의 개념도 This artist’s impression shows the yellow hypergiant star HR 5171. This is a very rare type of star with only a dozen known in our galaxy. Its size is over 1300 times that of our Sun — one of the largest ten stars found so far. Observations with ESO’s Very Large Telescope Interferometer have shown that it is actually a double star, with the companion in contact with the main star.   Credit:  ESO  ) 



)
(ESO 영상 ) 


 이와 같은 모습은 꽤 놀라운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학자들은 매우 드문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황색 극대거성은 너무 크게 부풀어 오른데 비해서 가스의 온도가 높기 때문에 결국 외곽의 가스층을 잡아두기에는 자체 중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머지 않아 외곽의 가스층을 잃고 그 크기가 줄어들게 되면서 별은 서서히 죽음에 다가서게 될 것입니다. 


 특히 이 극대 거성의 외곽층의 가스를 빨아들이는 동반성 때문에 이 과정은 더 빨리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즉 별의 일생에서 아주 짧은 시간 밖에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을 운좋게 촬영한 것입니다. 천문학자들은 거성 단계에서 동반성의 가스를 빨아들이는 다른 동반성의 존재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지만 이렇게 극대거성의 가스를 빨아들이는 동반성을 직접 관측한 것은 매우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관측이 가능한 이유는 물론 극대거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VLT 간섭계의 강력한 분해능 덕분이기도 합니다. 이 간섭계는 하나의 거대한 140 미터급 망원경 처럼 작동해서 극대거성의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는데 성공했습니다. HR 5171A 자체는 켄타우로스 자리에서 6.1 - 7.3 등급 정도로 보이는 별로 아마추어 망원경으로 관측이 가능하지만 이런 놀라운 비밀을 숨기고 있었는지는 VLT 같은 거대 망원경이 아니라면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참고로 HR 5171 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큰 별 10 개 중에 하나로 들어갈 만큼 큰 별이지만 우주에서 가장 큰 별은 아닙니다.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en.wikipedia.org/wiki/Largest_stars ) 


 참고 


Journal Reference 

1. Chesneau, O.; Meilland, A.; Chapellier, E.; Millour, F.; Van Genderen, A. M.; Naze, Y.; Smith, N.; Spang, A. et al. (2014). "The yellow hypergiant HR 5171 A: Resolving a massive interacting binary in the common envelope phase". arXiv:1401.2628v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인슐린 주사 일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된다?

   당뇨병은 관리가 까다로운 만성 질병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더 관리가 어렵습니다. 하루에 주사를 몇 번씩 맞아야 하면 찌르는 것도 고통이고 실수로 건너뛰거나 용량을 실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제약 회사들이 새로운 투여 방법과 인슐린 제제를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2상 임상 시험을 마친 노보 노디스크 ( Novo Nordisk )의 인슐린 아이코덱 ( icodec )은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장시간 인슐린 제제입니다. 아이코덱은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막는 변형 인슐린 분자로 혈액에서 알부민과 결합해 서서히 분리되기 때문에 한 번 주사로도 일주일이나 효과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장시간 작용하는 인슐린 제제의 경우 환자의 식사나 운동 같은 상황 변화에 인슐린 농도가 적절하게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2상 임상시험에서는 247명의 당뇨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실험군은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코덱을 투여받고 매일 위약을 투여받았습니다. 그리고 대조군은 반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위약을 투여받고 하루에 한 번씩 장시간 인슐린 제제인 란투스 (Lantus, glargine) 100U을 투여받았습니다.   26주에 걸친 임상 실험 결과 하루에 한 번 란투스를 투여받은 그룹이나 일주일에 한 번 아이코덱을 투여받은 그룹에서 특별한 합병증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혈당 조절의 지표인 당화 혈색소 (HbA1c) 농도 역시 아이코덱 그룹에서 1.33% 감소한 반면 란투스 그룹에서 1.15% 정도 감소해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한 번 투여하는 대신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실수로 두 번 투여하거나 건너 뛸 위험성이 적을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 New England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