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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00에 격추된 러시아 Ilyushin Il-20 정찰기



(Russian Air Force Ilyushin Il-20, Kirill Naumenko - http://www.planepictures.net/netshow.php?id=1111074)


 좀 지난 일이긴 하지만 지난 9월 17일 러시아의 일루신 Il-20 (Ilyushin Il-20, 정확히는 Il-20M ELINT ) 정찰기가 시리아군이 발사한 S-200 방공 미사일에 격추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시리아측의 주장에 의하면 이 미사일이 본래 향했던 목표는 이스라엘군의 F-16 전투기로 이스라엘 측 주장에 의하면 시리아내 헤즈볼라 민병대 기지를 공습하고 기지로 돌아가던 중이었습니다. 


 시리아와 러시아측 주장은 이 F-16 전투기가 미사일을 회피하기 위해 일루신 Il-20을 엄페물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반면 이스라엘은 러시아가 주장한 피격 위치에서 상당히 떨어진 지점 (시리아 해안에서 35km 떨어진 지점)에 F-16 전투기가 있었고 이미 이스라엘 영공에 진입한 상태라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이스라엘 주장이 옳다면 애시당초 엉뚱한 군용기를 공격한 셈이고 시리아측 주장이 옳다고 해도 동맹군 군용기를 오인 공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S-200은 1967년부터 실전배치된 중고도 장거리 대공 미사일로 상당히 오래된 냉전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래 목표는 미국의 전략 폭격기처럼 크고 높게 나는 목표를 공격하는 것으로 이 때문에 길이도 10.8m에 달하고 무게도 7.1톤이나 됩니다. 이 미사일은 최대 상승 고도 4만m, 사거리 300km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버전에 따른 차이가 있음) 대공 미사일보다는 지대지 탄도 미사일에 더 가깝지만, 당시 공군력에서 미국에 열세였던 소련이 미국의 침공을 대비해 만든 회심의 한 방이었던 셈입니다. 


(S-200 미사일. S-200V (SA-5 "Gammon") launcher. Ukrainian Air Force Museum in Vinnitsa George Chernilevsky ) 


 이 미사일은 기다리던 (?) 미국이 소련을 침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작 실전에서 사용될 기회는 별로 없었는데, 시리아 전쟁에서 배치된지 반세기만에 본격적으로 활약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물론 오래된 미사일이기 때문에 대부분 표적을 비켜갔지만, 이스라엘군의 F-16 전투기를 격추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올해 2월에 F-16 전투기 한 대를 격추한 것입니다. 물론 명중률은 형편 없었지만, 시리아군으로써는 이스라엘의 공습에 일방적으로 당하지만은 않는다는 걸 보여준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역시 오래된 구식 레이더로 유도되는 미사일은 피아 식별이 잘 되지 않는 문제를 일으켜 이번 사고가 난 것으로 생각됩니다. 러시아 측은 이 사고에 대해서 시리아 측에 S-300 미사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누구 주장이 맞든 간에 피아 식별도 안되는 오래된 미사일을 계속 발사할 경우 앞으로 러시아군 군용기도 무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고로 대략 14-1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로 S-200은 2001년에도 사고로 여객기를 공격해 78명의 승객이 전원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반면 올해 초 격추된 이스라엘 F-16 파일럿은 큰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구조되어 무사히 퇴원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적기보다는 민간인과 아군을 더 많이 희생시킨 미사일이라는 오명이 붙은 셈이지만, 사실 이건 나이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을 듯 합니다. S-200은 냉전 시대 미국의 전략 폭격기를 견제하는 본래의 임무를 마쳤고 이제는 보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북한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음)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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