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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재배 개미의 진화


(A fungus-farming ant is covered in white symbiotic bacteria, which the ant relies on to produce antibiotics to protect its garden from a parasitic fungus. Credit: Alex Wild)


개미는 인간보다 5000만년 앞서 농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같이 공진화를 이룩한 곰팡이를 재배해 이를 먹이로 삼아 생활하는 개미의 종류는 250여종에 이릅니다. 당연히 여기엔 여러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농사를 짓는다는 사실을 제외하고 가장 놀라운 사실은 이 개미가 일종의 제초제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원하는 작물 이외의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서 수작업로 솎아내거나 혹은 제초제를 쓰는 것과 비슷하게 개미 역시 개미가 먹는 곰팡이 이외의 곰팡이를 제거하기 위한 수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역시 개미의 외골격 표면에서 공생하는 방산균류 (Actinobacteria)가 그 주인공입니다. 개미는 외골격에 방선균을 담을 수 있는 주머니 같은 구조물을 지니고 있어 여기서 천연의 항곰팡이제를 만들어 원하지 않는 곰이를 솎아내고 자신이 먹는 작물을 보호합니다.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의 연구팀은 69종의 농사 개미의 유전자를 분석하고 2000만년전 호박속에서 화석화된 개미의 선조를 조사해 이들이 이렇게 방선균류 항곰팡이제를 받아들인 것이 예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한 번이 아니라 3번에 걸쳐 개별적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분명 이 개미들이 농사를 시작했을 때 잡초처럼 자라나는 다른 곰팡이들은 심각한 위협이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제거해야 하는 강력한 진화압이 작용했을 것이고 이로 인해 독립적으로 항곰팡이제를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수렴 진화의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드문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도 같은 해결책을 이렇게 진화시킨 점은 놀라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놀라운 부분은 이 항곰팡이제가 적어도 수천만년 이상 내성없이 잘 작동한다는 부분입니다. 인간이 만든 제초제나 살충제가 금방 내성이 생기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입니다. 어쩌면 여기에 우리가 개미에게서 배워야할 가장 귀중한 지식이 숨어있을지 모릅니다. 


 참고 


 Hongjie Li el al., "Convergent evolution of complex structures for ant–bacterial defensive symbiosis in fungus-farming ants," PNAS (2018). www.pnas.org/cgi/doi/10.1073/pnas.180933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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