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The Ohio State University)
벌과 말벌이 어떻게 더 아프게 벌침을 쏘는지 그 비밀이 밝혀졌습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Bharat Bhushan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꿀벌과 말벌을 한 종씩 선정해 (Vespula vulgaris, Apis cerana) 이들이 독침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매우 자세히 연구했습니다. 이 꿀벌과 말벌은 인도 공대 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IIT) 근방에 서식하는 것으로 인도 공대의 연구팀과 공동 연구가 이뤄졌습니다.
이 연구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벌침의 구조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벌침은 끝부분이 부드럽고 몸통 쪽으로 갈수록 더 단단해지는데, 덕분에 벌에 쏘이는 대상이 처음에는 통증을 쉽게 느끼지 못해 피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충분히 깊게 찔러 넣은 후 독을 주입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 벌침은 내부가 빈 구조로 무게를 줄여 비행에 편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비결은 각도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벌침이 수직으로 찌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사람 피부는 생각보다 튼튼해서 벌이 쉽게 깊게 찌를 수 없습니다. 따라서 마치 의료인이 정맥 주사를 잡듯 꿀벌은 6도, 말벌은 10도 정도 낮은 각도로 비스듬히 찔러 피부 깊숙이 독을 주입합니다. 여기에 벌침에는 톱니 모양의 칼날이 있어 쉽게 피부를 찢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벌과 말벌은 자신보다 훨씬 큰 대형 포유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벌과 말벌의 벌침에는 물론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공통점이 더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목적을 위해 같은 방향으로 진화가 이뤄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무튼 최대한 아프게 만들기 위해 처음에는 아프지 않게 진화했다는 점이 재미있는 연구 결과인 것 같습니다.
참고
Rakesh Das et al, Biomechanical Evaluation of Wasp and Honeybee Stingers, Scientific Reports (2018). DOI: 10.1038/s41598-018-33386-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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