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심해에서 번성하는 거대 단세포 생물 Xenophyophore



 일반적으로 단세포 생물들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그걸 현미경이 아닌 육안으로 관찰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예외는 있습니다. 일부 단세포 원생 동물 (Protozoa) 들은 육안으로 보일 만큼 거대해 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주로 심해저에 서식하는 단세포 생물인 Xenophyophore 역시 마찬가지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전세계 바다에서 주로 심해에서 서식하는데 지금까지 42종, 13 속이 발혀져 있습니다. 그 생김새는 마치 여러개의 주름진 쟁반이 모여있거나 마치 느티버섯 처럼 생긴 것들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산호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하나의 세포로써는 거대한 크기인 10 cm 이상 지름으로 자라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거대하게 자라는 종은  Syringammina fragilissima  으로 지름 20 cm 까지 자라나서 알려진 가장 큰 단세포 생명체 중 하나입니다.  





(갈라파고스 해구에서 발견된 Xenophyophore   From NOAA's Ocean Explorer   This imag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contains materials that originally came from the U.S.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taken or made during the course of an employee's official duties.  ) 



  이 생명체는 군집을 이루어 모여 살기도 하며 주로는 해저 밑바닥으로 내려오는 침전물을 섭취하면서 살아갑니다. 움직이는 생명체라기 보다는 뻘에 깔려있는 생명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개 생물체가 몸집을 불리는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므로써 천적으로 부터 방어도 쉬워지고 다른 개체와의 경쟁에서도 유리해 지는 장점들이 있기 때문이죠. 


 대개의 생명체에서 몸집을 키우는 방법은 세포의 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방식은 여러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하나의 세포가 문제가 생기거나 죽어도 곧 교체가 가능해지며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세포가 개체를 이루기 때문에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이 가능해 집니다. 무엇보다 다세포 생물은 세포가 살아가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여러가지 물질을 합성하는 세포핵 및 세포내 소기관들이 몸속에 균등하게 배치될 수 있습니다.


 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히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세포핵과 리보좀, 골지체 같은 세포내 소기관은 꼭 필요한 기관입니다. 그런데 세포가 너무 커지면 서로간의 물질 전달이 힘들어 질 수 있습니다. 결국 몸을 키우면서도 이를 적절히 배치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여러개의 세포가 군집을 이루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몸집은 커도 세포는 작기 때문에 물질 교환에 어려움이 없어지는 것이죠. 


 이 거대한 Xenophyophore 는 세포질 내에 수많은 세포핵을 만들어서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또 내부에는 수많은 세포내 튜브들이 존재합니다. 원시적인 방법 같지만 나름 성공한 방법입니다. 다만 이런 방식은 비효율적이죠. 거대한 하나의 세포는 특히 골격과 근육 조직을 형성할 수 없습니다. 물론 신경 조직도 형성할 수 없죠. 이들은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일종의 세포 골격을 이용하는데 매우 약해서 상처내지 않고 포획하기가 힘듭니다. 


 이렇게 비효율적 구조 덕에 이런 생명체는 다른 생명체가 살아가기 힘든 극한의 심해저 환경에서 번성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마리아나 해구에서 이들을 다시 발견했는데 10,641 미터의 바다 밑에서도 번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극한의 환경이라면 다른 진화된 다세포 생물과 경쟁할 필요도 없어집니다. 대개 심해 환경에 적응된 일부 생명체만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또 극도로 단순한 생명체로 에너지 소모량이 적어서 먹이가 적은 환경에도 적응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심해저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활을 한다고 여겨지지만 생각보다 별로 연구가 진행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매우 약해서 완전한 개체를 포획하기 힘들고 극한적 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생활사를 자세히 연구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꽤 흔한 생명체인데도 어떻게 번식을 하고 자라는지 아직 조금밖에 알려진 바가 없는 기이한 생명체입니다.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Xenophyophores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