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대학과 메릴랜드 의대의 과학자들이 최근 아주 높은 온도에서 활성화되는 효소를 발견했다. 이 효소는 고세균 (Archaea ) 에 속하는 세균에서 발견되었다. 고세균은 세균의 종류이지만 그 세포막 및 유전 정보를 분석해 본 과학자들은 이 세균이 기존의 세균과 매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새로운 생물군에 넣을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생물군을 크게 나누면 고세균, 세균, 진핵생물 (핵을 가진 세포를 가진 생물로 단세포 및 다세포 생물 모두 포함) 의 세 도메인 (domain) 으로 나눌 수 있다.
(생물의 분류. 파란색이 세균, 붉은 색이 진핵 생물, 녹색이 고세균이다)
고세균에는 높은 열에서 생존하는 호열성 세균을 비롯 특수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들이 많다. 이것은 지구의 초기 환경과 비슷해서 진화 초기에 등장한 고대 세균이 아닐까 추정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특히 높은 열에 잘 견디는 호열성 세균은 뜨거운 온천등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옐로스톤 국립 공원의 뜨거운 온천. 호열성 세균들이 자주 발견되는 곳이다. Aerial view of Grand Prismatic Spring; Hot Springs, Midway & Lower Geyser Basin, Yellowstone National Park. The spring is approximately 250 by 300 feet (75 by 91 m) in size. As a work of the U.S. federal government, such work is in the public domain )
연구진들이 발견한 효소는 무려 섭씨 90 도 이상에서 활성화되는 셀룰라제 (Cellulase) 이다. 셀룰라제는 셀룰로오스 를 분해하는 효소로 자연계에 흔하지만 이렇게 높은 온도에서 활성화 된는 것은 드문 일이다. 더구나 이 효소는 무려 섭씨 109 라는 더 높은 온도에서도 활성화 되었다. 이는 물이 끓는 온도보다도 높은 것이다.
이 효소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산업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바이오 연료 생산은 식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도덕적인 비난은 물론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버려지는 줄기나 뿌리 부분에 풍부한 셀룰로오즈도 분해해서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매우 어렵다.
높은 온도에서 견디는 셀룰라제가 있다면 이 과정은 한결 편해질 수 있다. 지금까지의 셀룰라제는 매우 불안정해서 온도가 높아지면 작용을 못했지만 이 셀룰라제라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비록 상용화가 바로 되진 않겠지만 단순히 학문적 흥미를 넘어서 상업적인 활용도 기대되는 연구 결과가 아닐 수 없다.
Journal Reference:
- Joel E. Graham, Melinda E. Clark, Dana C. Nadler, Sarah Huffer, Harshal A. Chokhawala, Sara E. Rowland, Harvey W. Blanch, Douglas S. Clark, Frank T. Robb. Identification and characterization of a multidomain hyperthermophilic cellulase from an archaeal enrichment. Nature Communications, 2011; 2: 375 DOI: 10.1038/ncomms1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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