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다양성의 빅뱅이라고 할 수 있는 캄브리아기 (약 5억 4천 200만년 에서 4억 8800만년사이) 에는 지구상 처음으로 단단한 이빨과 갑옷을 갖춘 강력한 포식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 이 시기에 등장한 포식자 가운데서 가장 강력한 것은 최고 60cm 이상 자랄 수 있는 아노말로카리스 (Anomalocaris ) 입니다.
캄브리아기는 다세포 생명체가 다른 다세포 생명체를 잡아 먹는 포식 행위를 본격적으로 수행한 최초의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전 에디아카라 생명군에서는 볼 수 없던 이빨이나 단단한 껍데기 같은 구조가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이 시대에 등장한 아노말로카리스는 당시의 최상위 포식자 (Apex predator) 로 현재의 사자나 혹은 범고래 같은 생태학적 지위를 차지하는 동물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포식활동에서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바로 먹이를 포착하는 것입니다. 먹이를 잡으려면 어디 있는지 부터 먼저 알아야하기 때문입니다. 캄브리아기에는 눈이라고 부를 수 있는 기관이 본격적으로 발달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것 역시 먹고 먹히는 관계가 본격화 된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남호주 박물관 및 아델라이드 대학 ( South Australian Museum and University of Adelaide ) 의 과학자들은 호주 캥거루 섬에서 눈이 아주 잘 보존된 5억 1500만년 전의 아노말로카리스 화석을 분석했습니다. 이 눈은 크기가 3cm까지 자랄 수 있는데 오늘날 곤충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수많은 작은 눈으로 구성된 겹눈형태의 눈입니다.
아노말로카리스는 육각형 모양의 16000 개의 렌즈로 구성된 한쌍의 눈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 해상도는 현존하는 곤충류중 가장 시력이 우수한 잠자리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잠자리 역시 뛰어난 시력으로 먹이를 잡는 포식성이 강한 곤충입니다.
아노말로카리스의 눈의 미세 구조까지 관찰이 가능한 화석덕분에 과학자들은 이 고대의 최상위 포식자가 시력이 매우 좋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큰 지느러미와 촉수, 강한 이빨, 눈을 비롯한 좋은 감각기관을 이용해 아노말로카리스는 캄브리아기 생태계 (버제스 혈암군으로 대표되는) 의 최상위 지배자로 군립했을 것입니다.
Journal Reference:
- John R. Paterson, Diego C. Garcia-Bellido, Michael S. Y. Lee, Glenn A. Brock, James B. Jago, Gregory D. Edgecombe. Acute vision in the giant Cambrian predator Anomalocaris and the origin of compound eyes. Nature, 2011; 480 (7376): 237 DOI:10.1038/nature10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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