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간의 과도한 남획 및 지구 온난화 문제, 그리고 기타 각종 오염물질의 해양 유입으로 지구 바다 생태계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여러 어종들이 개체수가 급증하는 반면 해파리나 훔볼트 오징어를 비롯한 일부 생물종들은 오히려 남획과 오염으로 황폐화된 바다에서 그 개체수가 급증하여 새로운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가치가 있는 어종에 대해서는 정말 우려스러운 무분별한 남획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 포유류가 아닌 바다 생명체 가운데 가장 대형 바다 포식자인 상어류가 포획량이 급격히 증가해서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당면한 인류의 심각한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실 식도락에 관련된 문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상어라고 하면 참치나 다랑어, 대구 등과는 달리 세계적으로 널리 식용으로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부 국가들에서 상어는 식용으로 애용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호주의 빅토리아 주에서 상어는 피쉬 앤 칩스 (Fish & Chips) 의 가장 흔한 원료가 됩니다. 인도에서는 작은 상어나 새끼 상어를 갈아서 만드는 튀김 요리의 일종인 소라 푸투 (Sora Puttu) 라는 요리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처럼 상어종 자체가 위기에 빠진 가장 중요한 이유는 중국 및 전세계 중국 식당에서 애용되는 상어 지느러미 요리 (Shark pin) 때문입니다. 이 요리의 문제점은 상어의 거대한 몸통에서 아주 작은 부위인 지느러미만 먹는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약간의 상어 지느러미를 얻기 위해서는 엄청난 숫자의 상어가 죽어야 합니다.
최근 15 년간 상어 어획량은 중국의 경제 성장 및 전세계적인 중국 식당들의 수요 증가량에 힘입어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압류된 상어 지느러미를 세고 있는 NOAA 의 요원 This imag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contains materials that originally came from the U.S.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taken or made during the course of an employee's official duties. )
상어 지느러미 요리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상어 어획량 (을 톤수로 구별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이 상어의 극히 일부 부분인 지느러미만 먹기 때문) 은 숫자로 따져서 1996 년 부터 2000 년까지 평균 해마다 2600 만 에서 7300 만 마리에 달했고 2010년에는 아마도 7000 만 마리 이상에 상어를 죽인후 지느러미만 취하고 나머진 버리는 일이 진행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최근에 위기에 처한 상어 어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이 하나씩 취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상어 어획이 금지된 지역에서도 불법 어로가 행해지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현재 상어 어획의 3/4이 신고하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상어의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은 단지 상어만 감소하는 일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인 상어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게 되면 전반적인 생태 시스템이 흔들리면서 기존에 천적 관계 있던 생물종의 개체수가 빠르게 증가하거나 혹은 상어에 의존하던 다른 생명체 (예를 들어 빨판상어) 등의 개체수가 급감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전세계적 해파리 개체수의 급증 역시 여러 대형 어류의 남획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상어 개체수의 실태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사실 상어 개체수가 어느 정도로 급감하는지 조차 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장거리를 이동하는 회유성 어류인 상어의 개체수를 정확히 산출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에야 상어가 많이 서식하는 오스트레일리아 그레이트 배리어의 상어 개체수가 상당한 수준으로 감소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을 뿐이지만 아마도 지금까지 잡힌 수억 마리의 상어 수를 감안하고 현재 7000 만 마리 이상이 매년 잡히는 점을 감안하면 머지 않아 상어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게 될 것임에 분명합니다.
현재까지는 상어 어종 보호를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은 미미하며 중국의 태도 역시 부정적입니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전통을 서방이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국 전통 요리인 상어 지느러미 요리는 일단 상어가 존재해야 존속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제 생물 보호단체들이 하는 이야기는 상어 요리를 금지하자는 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해 그 어획량을 조절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미래에는 상어 지느러미 요리 역시 가능하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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