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성자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중성자별 주위에도 행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스윈번 대학 (Swinburne University of Technology in Melbourne ) 의 Matthew Bailes 교수가 이끄는 이탈리아, 호주, 미국, 영국, 독일의 다국적 연구팀은 다수의 전파 망원경 및 하와이 켁 망원경을 사용해서 PSR J1719-1438 라는 새로운 펄서를 발견했다. 이 펄서는 뱀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4천 광년 정도 떨어져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전 중성자성 관련 포스팅을 참조하기 바람 : http://blog.naver.com/jjy0501/100132004976 )
이 펄서는 초당 175 회 정도 회전하는 밀리세컨드 펄서로 (5.7 ms) 아주 작은 동반성으로 인해 마치 팽이처럼 흔들리는 모습이 관측되었다. (아래 그림을 참조)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규칙적인 흔들림으로부터 작은 동반성의 존재 및 질량을 예측할 수 있다. 물론 이를 통해 동반성이 항성인지, 중성자성인지 혹은 행성인지도 감별해 낼 수 있다. 이 펄서를 이루는 중성자별의 동반성은 목성 질량 정도의 행성인 것으로 예상된다.
(가운데 별이 중성자별이고 주변의 노란 구는 태양의 크기. 그리고 원으로된 점선은 동반 행성 (아마도 다이아몬드 행성으로 추정) 의 공전 궤도이다. 이 행성과 모성과의 거리는 60 만 km 에 불과하다. 중앙의 중성자별은 막대한 방사선을 방출하는데 초당 175 회 자전하므로 지구에서는 밀리세컨드 펄서로 관측된다. 이 방사선의 방향을 파란 선으로 표시했다. 동반성에 의해 이 방사선의 방향이 뒤틀리게 된다. 물론 이것은 흔들림을 과장한 개념도이다. (Credit: Swinburne Astronomy Productions) )
사실 최근들어 중성자별 주위를 도는 행성들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어서 드물기는 하지만 이것 자체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실은 그 다음이었다. 과학자들은 펄서의 진동을 자세히 관측한 결과 이 동반 행성의 공전 주기가 불과 2시간 10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다면 이 외계 행성은 중성자별으로 부터 불과 60 만 km 떨어진 위치를 공전해야 하는데 이 위치에선 중성자별의 강력한 조석력에 의해 보통의 물질로 구성되었다면 이미 산산 조각이 나서 중성자별로 빨려 들어가야 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태양계에서 목성에 충돌한 슈메이커 레비 혜성에서 볼 수 있다. 슈메이커 레비 혜성은 목성의 조석력에 의해 산산 조각난 후 충돌했다)
사실 60 만 km 면 태양의 반지름 안쪽이므로 이 행성의 공전궤도는 태양의 반지름 약간 보다 작다. 그리고 안쪽의 중성자별은 태양 보다 1.4 배가 넘는 질량에도 불구하고 크기는 지름 20 km 정도로 축소되어 있다. 공전 속도 및 조석력을 감안하면 이 중성자별 주위를 도는 행성은 적어도 입방 센티당 23 g 의 밀도를 가진 꽤 단단한 물체로 생각된다. 연구자들은 행성이 어떤 물질로 구성되야 이런 높은 밀도를 지니면서 분해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중성자별 주위를 공전할 수 있는지 가설을 세웠다.
이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가설은 바로 다이아몬드 행성 가설이라고 할 수 있는 초저질량 탄소 백색 왜성이다. 연구자들이 검토한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는 바로 주로 탄소와 산소로 구성된 백색왜성 (우주에서 가장 흔한 형태의 백색 왜성이다. 이전 백색 왜성 포스팅 참조 http://blog.naver.com/jjy0501/100129205482 ) 이 본래 이 중성자 별의 동반성이었는데 아주 근접거리에서 대부분의 물질을 중성자성에서 빼앗기면서 중성자별의 자전 속도는 더 빨라지고 (초당 175 회) 나머지 목성 정도 되는 질량 물질은 중성자별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동반성은 본래 질량의 99.9 % 를 잃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전부터 과학자들은 중성자별이 주변의 다른 천체 - 동반 항성 혹은 백색왜성 등 - 의 물질을 흡수하면서 자전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로 인해 1분에 1만번 이상 자전할 수 있는 초고속의 밀리세컨드 펄서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관측은 이 가설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내용으로 사실 남아있는 천체는 먹고 남은 아주 작은 찌꺼기에 가까운 것이다. 달리 보면 백색왜성이 중성자별로 끌려 들어가 조석력으로 부서진 후 흡수되고 남은 부분이 주위를 도는 셈이다.
다만 대부분의 물질이 탄소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단단하게 압축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상 그 상태는 다이아몬드와 같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남은 백색 왜성은 단단해서 쉽게 조석력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단단한 중심부 핵만 남고 나머지는 다 중성자별로 빨려 들어간 셈이다. 연구자들은 이를 초저질량 탄소 백색 왜성 ultra-low-mass carbon white dwarf 라고 부르고 있다. 단 이 남은 별은 이제 행성 범주의 질량을 가지기 때문에 행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 (논문 제목도 '밀리세컨드 펄서 쌍성안에서 항성이 행성으로 변화' 이다)
이 흥미로운 가설을 포함한 논문은 사이언스 지에 기재되었다.
Journal Reference:
- M. Bailes, S. D. Bates, V. Bhalerao, N. D. R. Bhat, M. Burgay, S. Burke-Spolaor, N. D'Amico, S. Johnston, M. J. Keith, M. Kramer, S. R. Kulkarni, L. Levin, A. G. Lyne, S. Milia, A. Possenti, L. Spitler, B. Stappers, W. van Straten. Transformation of a Star into a Planet in a Millisecond Pulsar Binary. Science, 2011; DOI: 10.1126/science.1208890
참고 :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