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가족부 (이하 여가부) 는 2013-2017 년 사이 제 5차 청소년 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공청회등을 열고 있는데 최근 2012 년 11월 1일에 열린 공청회에서 여가부를 여성 청소년 가족부로 변경하자는 의견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현재까지는 여가부가 추진하는 내용이고 그렇게 하기로 확정된 내용은 아닙니다.
여가부의 5차 청소년 정책 기본 계획은 '청소년이 행복한 세상, 청소년이 꿈꾸는 밝은 미래' 라는 슬로건으로 진행 중인데 이게 교육 과학 기술부인지 여가부 구호인지도 이제는 헷갈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날 공청회에서 여가부의 이복실 청소년 가족정책 실장은 현재 여가부에서 담당하는 청소년 정책을 확대하기 위한 일환으로 내년초 '정부 조직법' 을 개정하는 것을 추진하면서 아예 부서 명칭에 청소년을 병기 한다는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부처명 개칭 안건등 여러 안건들이 11 월 중 청소년 정책 관계 기관 협의회를 거친후 12 월 관계 부처 합동으로 확정해서 발표한다는 게 현재 스케쥴입니다. 그리고 진짜로 부처명 개편이 합의를 보면 내년에는 변경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난 부분은 아닙니다.
이것이 조금만 생각해도 이상한 부분은 그러면 대체 교육 과학 기술부는 뭐하는 부서가 되는지 하는 궁금증입니다. 물론 여성부는 그렇다 처도 가족부에 청소년 부라니 이게 대체 뭐하는 부서인지도 사실 감이 잘 오지 않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최초 여성부가 2001 년 발족했을 때는 그래도 여성권익 향상 및 양성 평등이라는 부서의 목표는 분명했습니다. 그런데 2005 년 보건 복지부 관할이던 가족 업무를 가져와 여성 가족부가 되면서 부의 정체성이 모호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대신 예산과 권한은 대폭 증강되었습니다. 본래 여성부였을 때는 예산도 적고 권한도 작았으나 여가부가 되서 보건 복지부 업무와 예산을 대거 가저왔기 때문에 지금처럼 조 단위의 예산을 주무르는 부서가 되었던 것이죠.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 공약으로 부서 축소를 내세우면서 여가부와 보건 복지부를 통합해 보건 복지 여성부라는 역시 이상한 어감의 부서를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여가부는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가는 듯 했습니다. (2008 년 초)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발이 심해 여성부는 살아남고 대신 정보통신부만 사라지게 되는 뭔가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듯 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당연히 부서 규모와 비중으로 봐서 정통부가 훨씬 더 중요해 보였는데 말이죠.
2008 년 여가부는 다시 여성부로 돌아가고 보육 가족 업무는 오랬동안 그랬듯이 보건 복지부로 이관되었습니다. 영유아 보육, 다문화 가정 지원이나 가정 폭력 피해 보호 등 가족 업무를 보건 복지부에서 관할하는 것은 이전부터 그래왔기도 하지만 논리적으로도 매우 타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다시 여성계 및 여성부의 논리에 밀리더니 2010 년 다시 가족 업무를 보건 복지부에서 분리해서 여성부에 통합 여가부가 다시 탄생했습니다.
여성부가 있는 나라도 물론 드물지만 여기서 가족 정책까지 수행하는 경우는 더 보기 힘들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교육부 관할이라고 할 수 있는 청소년 정책까지 주무르는 부서는 정말 제가 듣기로는 금시 초문입니다. 양성 평등이라는 여성부의 존재 목적은 알겠는데 왜 청소년 업무까지 그 부서에서 담당해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다가 2011 년 논란의 청보법 개정안 (우리에게는 게임 셧다운제로 잘 알려져 있는) 이 통과되면서 여가부는 게임 산업까지 주무르는 키메라 부서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본래 게임 산업의 주무 부서는 문화 체육 관광부인데 여기에 갑자기 여가부가 끼어들더니 이제는 여가부 목소리가 문체부 목소리보다 더 큰 상황에 이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여가부에서 청보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미성년 연예인 보호 목적으로 방송매체물에 대한 자체 심의 규정까지 추진 중에 있습니다. 당연히 이는 이전에 심의를 하고 있는 방심위와의 업무 중복일 뿐 아니라 영역 침범으로 볼 수 있는 사안입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69441911 참조 )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제 여성부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본래 목적인 여성 차별 금지 및 양성 평등에 주력하면 됩니다. 무슨 키메라도 아니고 자꾸만 타 부서의 정책에 끼어들어 이래라 저래라 하게 되면 도대체 존재 목적과 부서 정체성이 무엇인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밖에 없습니다.
우스개 소리지만 이런 식으로 가다보면 2040 년 쯤에는 여성 유아 어린이 청소년 청년 장년 노인 교육 게임 영상물 가족부 같은게 생기지 말란 법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키메라나 혹은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나오는 저그 (Zerg : 다른 종을 동화 (assimilate) 시켜 그 능력을 이용할 수 있음) 처럼 다른 부서를 흡수해서 부서의 덩치와 권한을 자꾸만 키워나가는 것이 여가부의 종족 본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 같습니다. 과욕은 결국 화를 부르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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