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ARM 에 대한 잡설 5 (2010 년 이후)






 11. ARM 기반 아키텍처의 세분화  


 본래 ARM 의 CPU 다지인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그 단순성에 있었다. 작고 단순한 RISC 프로세서로 시작했고 바로 그 특징 때문에 저렴하고 전력대 성능비가 우수한 제품이 될 수 있었지만 점차 모바일 영역에서 고성능의 스마트폰이나 혹은 모바일 기기의 요구가 증가하자 이런 제품들만 만들어서는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기가 어려워졌다. 따라서 ARM 은 ARMv7 아키텍처에 와서 제품군을 크게 셋으로 나누었는데 각각 ARM Cortex - A, Cortex - M, Cortex - R 제품군이었다.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어 우리에게도 친숙한 Cortex A 제품군은 나중에 좀더 자세히 설명하게 될 것인데 Cortex A8 이나 A9, A15 는 사실 ARM 에 대해서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한번은 들어봤을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 여전시 시장에서는 보다 단순한 ARM 기반 칩도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컨트롤러 제품군 등을 타겟으로 다양한 Cortex M 시리즈 제품군들이 소개되었는데 (M 은 micro controller) 각각 Cortex - M0/ M0+/ M1/ M3/ M4 으로 다시 세분화 할 수 있다. 물론 뒤에 있는 숫자가 높을 수록 더 고성은 제품을 타겟으로 한 것이다.

 Cortex -M0 의 경우 사실은 구세대인 ARMv6 아키텍처에 기반했으며 3 stage pipeline 의 아주 단순한 칩으로 작은 크기와 13.36 µW/MHz 라는 극 저전력을 목표로 태어나 여러 전자 제품에 알게 모르게 들어가 있다. 


 Cortex - M0+ 의 경우 M0 와 유사하나 2 stage pipeline 의 더 단순한 구조로  11.21 µW/MHz 이라는 더 저전력을 실현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Cortex M1 의 경우 이보다 조금 고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모두 ARMv6 기반 아키텍처이다. 


 본격적인 ARMv7 아키텍처 제품은 Cortex M3 부터로 1.25 DMIPS/MHz 의 성능과 90 nm 공정에서 0.12 ㎟ 의 작은 다이 사이즈, 그리고 32 µW/MHz 의 전력 소모를 가지고 있다. 이 제품은 OMAP 4470 에서 두개의 Cortex A9 칩을 보조하기 위해 2개가 들어가 있기도 하다. 저전력 제품으로 여러 마이크로컨트롤러나 기타 임베디드, 전자 제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Cortex M4 는 이중에서는 가장 고성능 제품으로 Cortex M3 에 DSP 명령어와 FPU (floating point unit) 을 옵션으로 추가한 것이다. 이는 ARMv7E-M 아키텍처로 불리고 있다. 기본 연산 능력은 1.25 DMIPS/MHz 로 비슷하지만 옵션으로 추가 기능이 덧붙여질 수 있다. M3/4 모두 3 stage pipeline 을 가지고 있다. 


(Cortex M0 와 M3 제품군 ARM Cortex-M ICs (Cortex-M0: NXP LPC1114. Cortex-M3: NXP LPC1343, Energy Micro EFM32TG110F32 and EFM32TG210F32)  CCL에 따라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Viswesr  )


 Cortex - R 프로세서는 실시간 시스템용 임베디드 프로세서 제품군으로 (R 은 real time) 중급 임베디드 시스템을 위해 탄생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Cortex R4 와 Cortex R4F(FPU 이 포함된 R4), R5, R7 등이 있다. 이 제품군은 Cortex A 제품군처럼 고성능이 아닌 제품군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Cortex A 의 A 는 Application 이란 이름이며 이는 고성능의 어플리케이션 구동을 위해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 Cortex A 제품군은 현재 A5, A8, A9 그리고 A15 가 출시되어 있으며 미래 A50 시리즈가 준비중에 있다. (여기에 빅리틀 프로세싱을 위한 A7 도 준비중에 있다. )   


 Cortex A 시리즈의 등장과 더불어 ARM SoC 혹은 AP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들은 엄청나게 커지게 되었다. 


 12. Cortex A8/9 시리즈


 Cortex A8 계열 CPU 는 삼성의 엑시노스 3110 (허밍버드로 알려졌던 코어), 애플의 A4, TI OMAP 3 시리즈 등에 사용된 바 있으며 스마트폰이 급격히 확산될 때 첨병 노릇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전 세대인 ARM11 코어에 비해 클럭당 2 배에 가까운 성능을 낼 목표로 개발된 Cortex A8 은 13 stage 의 dual issue superscalar 디자인, 멀티미디어를 위한 NEON SIMD 명령어 셋 등을 가지고 있으며 ARMv7 세대의 첫 제품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론적인 성능은 2 DMIPS/MHz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L1 캐쉬는 32/32 KB 를 가지고 있으나 L2 캐쉬를 512 KB 까지 탑재할 수 있어 이를 모두 포함하면 이전 세대보다 꽤 크고 복잡한 CPU 를 구성할 수 있다. (이전에 언급할 때 캐쉬를 포함하고도 4 ㎟ 이하의 면적을 가진다고 했는데 물론 L1 캐쉬만을 의미하는 것이고 L2 를 포함하면 훨씬 큰 크기가 된다)  


(Cortex A8 의 블록 다이어그램  )  


 비록 이전세대에 비해 커졌지만 그럼에도 ARM CPU 들은 기본적으로 작다는 특징은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갈수록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기기에서 멀티미디어 처리가 중요해 지면서 ARM 기반 AP 들은 급속도로 복잡해졌다. 예를 들어 3D 게임을 위해 강력한 GPU 를 탑재해 GPU 가 차지하는 면적이 CPU 보다 훨씬 거대한 칩들이 등장했다.  



(OMAP 3430 의 블록 다이어 그램. CPU, GPU 외에도 각종 I/O 를 통제하고 기타 역할을 수행하는 복잡한 회로들이 빽빽하게 들어서는 것이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AP 들의 하나의 추세가 되었다. 최신의 AP 들에 비한다면 위의 AP 도 단순한 구조다.   Source : TI )


 새로운 시대에 맞춰 등장한 Cortex A8 은 곧 Cortex A9 으로 교체되면서 빠르게 멀티코어화를 이룩했다. Cortex A9 MP Core 를 쓴 제품들은 2012 년에도 매우 친숙하게 볼 수 있다. 삼성의 엑시노스 4210, 4212, 4412 를 비롯 애플의 A5/A5X, 엔비디아의 테그라 2/3, TI 의 OMAP 4 시리즈 등이 그것이다. Cortex A9 은 out of order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론적인 성능은 2.5 DMIPS/MHz 수준이다. VFPv3 floating point unit 을 옵션으로 지원하며 이 경우 전세대 FPU 의 2배 성능이 가능하다.



(Cortex A9 MP 코어의 단순화된 다이어그램. 쿼드 코어를 지원하며 각 코어당 2.5 DMIPS/MHz 의 성능을 낼 수 있기에 총 10 DMIPS/MHz 라는 고성능을 구현 가능해졌다. 이 시기에 이르러 10000 DMIPS 급 이상의 AP 가 가능해진 것은 역시 멀티코어의 힘이었다. L2 캐쉬도 최대 8 MB 까지 탑재 가능해져 상당히 거대해 질 수 있었다.)  


 Cortex A9 MP 코어의 시절에 이르러 ARM 코어들은 꽤 거대해졌다. 물론 여기에 앞서 말한 3D 성능이 점점 스마트폰 AP 에서 중요해짐에 따라 GPU 가 차지하는 면적 또한 자꾸만 커졌다. 애플의 A5X 의 경우 45 nm 공정에서 무려 165 ㎟ 라는 꽤 큰 면적을 가지고 있었는데 45 nm 공정의 듀얼 코어 펜린/울프데일의 82 및 107 ㎟ 와 비교해도 작은 면적이 아니었다. 다만 A5X 가 이렇게 커진 이유는 주로는 GPU 때문이었다. 물론 ARM Cortex A9 MP Core 자체가 그렇게 작은 것은 아니었다. 



 (A5X 의 다이샷이라고 주장되는 사진)  


 이후 A15 시대가 도래하자 (2012 년) ARM 기반 AP 들도 큰 변화를 겪었다.  


 다음에 계속 :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