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S: Lucihormetica luckae, 가시광에서 본 모습 (좌측) 과 어두운 곳에서 빛을 발광하는 모습 (우측) Credit: Peter Vršansky et al., Naturwissenschaften (2012))
바퀴벌레가 스스로 빛을 만들어 낸다면 이상하겠지만 실제로 아주 드문 바퀴벌레의 종인 Lucihormetica luckae 는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Giant cockroach (Blaberidae) 의 한 종인 L. luckae 은 남미의 Tungurahua 화산 (에쿠아도르에 있음) 에 서식하는 매우 희귀한 바퀴벌레 입니다. 사실 최근에는 새로운 표본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멸종 위기종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Vršansky 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2010 년 이 화산이 폭발하기 전 새로운 표본을 채집해서 이를 자세히 연구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들은 이 연구 결과를 Naturwissenschaften 지에 보고했습니다.
대개 생물 발광 (Bioluminescence) 는 해양 생물체에서는 드물지 않습니다. 심해에서 천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해양 동물들이 여러가지 목적으로 생물 발광 현상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육지쪽에서는 몇 안되는 곤충들만이 생물 발광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L. luckae 의 경우 생물 발광의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주 맹독성의 비슷하게 생긴 곤충인 click beetle 의 한 종을 모방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이 바퀴벌레는 무독성이지만 맹독충 맹독성 곤충으로 위장해서 포식자를 회피합니다. 연구자들은 이런 흉내내기가 특히 어두운 환경에서 유용하기 때문에 이 곤충이 보기 드문 생물 발광성을 진화시킨 것으로 연구자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이 곤충이 멸종되지 않았는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 바퀴벌레는 매우 좁은 서식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서식지인 화산이 폭발하면서 현재 새로운 표본이 발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 드문 야광 곤충은 이미 사라진 종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바퀴 벌레는 매우 생존력이 강한 생명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것은 사람이 사는 환경에서 인간이 아무리 없애려고 노력해도 잘 없어지지 않는 특징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도 매우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곤충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바퀴목의 종들이 질긴 생명력으로 어떤 환경에서든 다 살아나가지는 못합니다.
L. luckae 의 경우 특별히 해충도 아니면서 바퀴 같지 않은 생김새와 독특한 야광성으로 곤충 애호가들이 좋아할 만한 녀석이지만 아쉽게도 매우 한정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드문 종입니다. 지금으로썬 2010 년 화산 분출 이후 어딘가 눈에 안보이는 곳에서 계속 생존해 있기를 계속 바랄 수 밖에 없어보입니다.
(참고로 한가지만 더 언급하면 이 곤충은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외계 종족의 하나인 Jawa 족을 닮은 곤충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참고
Light-mimicking cockroaches indicate Tertiary origin of recent terrestrial luminescence. Peter Vršansky, Dušan Chorvat, Ingo Fritzsche, Miroslav Hain, Robert Ševčik. Naturwissenschaften September 2012, Volume 99, Issue 9, pp 739-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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