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년간 외계 행성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크게 늘어났습니다. 외계 행성을 간접적으로 증명한 경우는 이제 상당히 축적되었으며 직접 관측 역시 시도되는 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또 외계 행성이 생성되는 원시 행성계 원반 (Protoplanetary Disk) 에 대한 관측도 진행되어 초창기 행성계가 어떻게 생성되는 지에 대한 지식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하시모토 준 Jun Hashimoto (National Astronomical Observatory of Japan) 및 루오빙 동 Ruobing Dong (Princeton University) 등의 과학자들이 이끄는 국제 천문학자 팀이 스바루 천체 망원경에 설치된 HiCIAO (High Contrast Instrument for the Subaru Next Generation Adaptive Optics ) 를 이용해서 지구에서 460 광년 정도 떨어진 PDS 70 이란 천체를 관측했습니다.
이 별은 생긴지 약 1000 만년 정도 되는 아주 어린 별로 태양과 비슷한 질량이기 때문에 더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사실 수명이 100 억년 정도라고 생각하면 1000 만년은 거의 생후 1 달 이내의 신생아라고 볼 수 있는 수준이죠. 이 별 주변에는 원시 행성계 원반이 잘 발달되어 있는데 아마 우리의 태양도 비슷한 시기에는 이런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HiCIAO 에 관측된 모습에서는 이 원시 행성계 원반에 거대한 간극이 발견되었습니다. 즉 먼지와 가스가 모여 형성된 원시 행성계 원반에 고리 처럼 빈 공간이 보인 것이죠. (아래 그림 참조)
(PDS 70 의 실제 관측 모습. 가운데에 있는 별의 빛을 막기 위해 가린 것이며 약 140 AU 정도 길이의 원반에 간극이 확실하게 발견됨. Figure 1: HiCIAO mounted on the Subaru Telescope captured this near infrared image of the protoplanetary disk around PDS 70. A software mask blocked out the light in the immediate vicinity of the central star. The colors in the image indicate the luminosity of the infrared light; the white area has stronger infrared radiation while that of the bluer area is weaker. The black area near PDS 70, outside of the software mask, is the gap referred to in the text. (Credit: NAOJ) )
(PDS 70 시스템에 대한 컨셉 아트 Figure 2: Artist’s rendition of PDS 70 and its two protoplanetary disks, showing the large gap between them. The gravitational force of several newborn planets is probably responsible for the development of such a huge gap between the two disks. (Credit: NAOJ) )
이와 같은 거대 간극이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발견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사실 태양과 비슷한 크기의 별에서 발견된 것 가운데는 가장 큰 것이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이 거대 간극이 생겨난 가장 그럴듯한 이유로 새롭게 형성된 행성의 존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위의 일러스트 처럼 새로운 행성들이 생겨나면 중력으로 공전 궤도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흡수해 크기를 키우기 때문에 원시 행성계 원반에 빈 간극이 생겨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정도 크기의 간극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사실 생성된 행성이 하나로는 부족하다고 연구팀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일러스트 처럼 여러개의 행성들이 그 위치에서 형성되고 있고 그 결과 가스와 먼지가 이미 중력으로 흡수되어 현재 이 간극이 형성된 것이라는 이론입니다.
이 연구는 스바루 천체 망원경을 이용한 Strategic Exploration of Exoplanets and Disks with Subaru (SEEDS) 연구의 결실입니다. 이 연구는 2009 년 부터 태양과 비슷한 질량의 별이 형성될 때 생기는 원시 행성계 원반을 관측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고 PDS 70 에서 아마도 우리 태양계가 형성되었을 때 보였던 것 같은 패턴을 찾아냈습니다.
아마 우리 태양계도 생성 당시 이런 과정을 한번 거쳤을 것입니다. 즉 토성, 목성, 해왕성, 천왕성등 거대 가스 행성들이 먼지와 가스를 삼켜 원시 행성계 원반 안쪽에 가스가 없는 큰 간극이 생겨났을 것입니다. 남은 부분들은 도넛 모양으로 이를 둘러싸고 있다가 카이퍼 벨트 및 오르트 구름의 재료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연구를 통해 우리의 태양계가 초기에 어떻게 생성되었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태양계가 우주에서 특별하지 않은 매우 흔한 행성계 중 하나일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지구와 같은 외계 행성을 찾는 우리의 노력도 전혀 의미 없거나 불가능한 일이 아니겠죠. 미래에 보다 강력한 망원경이 도입되면 더 자세한 관측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J. Hashimoto, R. Dong et al. POLARIMETRIC IMAGING OF LARGE CAVITY STRUCTURES IN THE PRE-TRANSITIONAL PROTOPLANETARY DISK AROUND PDS 70: OBSERVATIONS OF THE DISK. The Astrophysical Journal. 2012 ApJ 758 L19 doi:10.1088/2041-8205/758/1/L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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