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상 성운 (Planetary nebula) 은 소구경 망원경으로 봤을 때 마치 행성처럼 보이는 성운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사실은 태양 정도 되는 질량의 별이 최후에 죽어가면서 주변으로 가스를 날려서 생기는 비교적 작은 성운입니다. 매우 다양하지만 아름다운 모양을 남기는 행성상 성운은 그 자체로 재미있는 관측 대상이지만 최근에 지구에서 대략 5000 광년 정도 떨어진 아벨 30 ( planetary nebula Abell 30 ) 이라는 행성상 성운에서 재미있는 현상이 관측되었습니다. 일종의 별의 부활이라고 볼 수 있는 현상이죠.
찬드라 X 레이 관측 위성과 허블 우주 망원경의 관측 데이터, XMM-Newton, 그리고 기타 관측 기기로 부터 얻은 자료를 이용해서 이 행성상 성운에서 최근 관측된 일을 재구성 해보면 이렇습니다. 이 태양과 비슷한 질량의 행성상 성운은 별의 일생의 마지막 단계를 겪고 있는 중입니다. 최후의 적색 거성 단계에서 차갑고 거대하게 부풀어오른 별은 가장 바깥쪽에 있는 가스 부터 잃기 시작합니다.
이 가스는 시속 10 만 마일 이하의 속도로 주변으로 퍼저나가면서 아름답고 독특한 행성상 성운을 형성하기에 이르는데 이로 인해 오히려 중앙에 남아 있는 별의 잔해들의 밀도는 높아집니다. 마지막에 핵융합 반응이 감소하거나 중단되어 중력 수축을 지지할 힘이 감소하면 남은 물질들이 중력에 의해 중앙으로 다시 모이게 되고 갑자기 높아진 밀도와 온도로 인해 강력한 자외선 영역의 방사선과 시속 600 만 마일 수준의 빠른 항성풍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는 행성상 성운에 다양한 무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 드문 경우지만 이렇게 남은 물질이 수축하는 경우 다시 핵융합 반응이 유발되어 행성상 성운에서 일종의 적색 거성이 다시 태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라도 곧 다시 행성상 성운 단계로 진행해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큰 행성상 성운 안에 다시 작은 행성상 성운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번에 아벨 30 에서 관측 된 것은 후자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즉 이 행성상 성운은 대략 12500 년전 모항성이 AGB (asymptotic giant branch ) 라는 항성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질량의 상당부분을 주변으로 방출하고 있었습니다. 이 당시 초기에 느린 항성풍과 빠른 항성풍의 상호 작용으로 바깥의 행성상 성운 외피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벨 30 은 다시 850 년 전쯤 행성상 성운에서 다시 AGB 단계로 돌아가 새로운 X 레이 방출원과 내부에 클로버 잎 모양의 작은 성운을 만든 것으로 이번 X 레이 관측 결과 밝혀졌습니다. 이를 테면 부활 (Rebirth) 한 셈인데 논문의 저자들도 제목을 " Rebirth of X-ray Emission from the Born-Again Planetary Nebula A 30 " 으로 정했으니 뭐 맞는 번역이라고 봅니다.
다만 부활했어도 그 시간은 매우 짧습니다. 핵융합 반응은 주로 나중에 백색왜성의 재료가 될 탄소 - 산소 (Carbon - Oxygen) 코어 주변으로 다시 모인 헬륨에 재점화에 의한 것으로 이 때 나오는 항성풍은 수소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처음 AGB 단계에서 나오는 가스가 수소가 대부분인 것과 반대입니다.
(이번에 관측된 행성상 성운 아벨 30. 몇개의 관측 결과의 합성 이미지임. 우선 가운데 큰 이미지에서 중앙의 자주색 이미지는 X 레이 이미지고 주변의 오랜지색 가스는 산소, 녹색과 푸른색 이미지는 수소에서 방출된 이미지임. 처음에 형성된 행성상 성운은 수소가 풍부하나 나중에 형성된 가스 분출은 수소가 거의 없음. 작은 이미지는 중앙부분의 클로즈업 이미지. The inset image on the right is a close-up view of A30 showing X-ray data from NASA's Chandra X-ray Observatory in purple and Hubble Space Telescope (HST) data showing optical emission from oxygen ions in orange. On the left is a larger view showing optical and X-ray data from the Kitt Peak National Observatory and ESA's XMM-Newton, respectively. In this image the optical data show emission from oxygen (orange) and hydrogen (green and blue), and X-ray emission is colored purple. (Credit: Image courtesy of Chandra X-ray Observatory) )
(태양 질량의 약 0.6 배에서 10 배 사이 별들은 마지막 단계에 AGB 라는 단계를 겪으면서 주로 수소로 된 외각 가스의 50 - 70% 를 상실하고 결국 행성상 성운이 된다. Evolution of stars of different masses are represented in the Hertzsprung-Russell diagram. The asymptotic giant branch is marked AGB in the case of a star of 2 solar masses. http://en.wikipedia.org/wiki/File:Stellar_evolutionary_tracks-en.svg )
이와 같은 부활 이벤트는 미래의 태양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수십억년 후의 일이라 우리가 그것을 볼 기회는 없겠지만 말이죠. 다만 우리는 우주를 관측해서 태양이 미래에 어떻게 최후를 맞을 것인지를 미리 관찰할 수 있습니다.
출처
Journal Reference:
M. A. Guerrero, N. Ruiz, W.-R. Hamann, Y.-H. Chu, H. Todt, D. Schoenberner, L. Oskinova, R. A. Gruendl, M. Steffen, W. P. Blair, J. A. Toal. Rebirth of X-ray Emission from the Born-Again Planetary Nebula A 30. The Astrophysical Journal,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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