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24 - 떠돌이 행성 포착 ?



 
 떠돌이 행성 (rogue planet) 은 항성 주변을 돌지 않는 행성 크기의 천체를 의미합니다. 그 중 상당수는 본래 모성 주위를 돌던 평범한 행성이었는데 행성간의 상호 중력등의 영향으로 궤도에서 튕겨져 나와 떠돌이 신세가 되었다고 생각되지만 아직 우리는 떠돌이 행성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전에 떠돌이 행성에 대한 포스트를 작성한 바 있지만  ( http://blog.naver.com/jjy0501/100139407775 ) 이런 떠돌이 행성들은 별에 비해서 극도로 어둡기 때문에 이들이 설령 우리 은하계에 수백억개라고 해도 이를 찾아내기는 사막에서 아주 작은 바늘 하나를 찾기 만큼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천문학자들은 이를 찾아내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유럽 남방 천문대 (ESO :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및 유럽 연구 기관의 P. Delorme 를 비롯한 천문학자들은 ESO 의 VLT (Very Large Telescope) 와  Canada-France-Hawaii Telescope 를 이용해 지구에서 대략 100 광년 정도 떨어진 AB Doradus 이동 그룹 (Moving group) 에서 새로운 떠돌이 행성의 후보를 찾아냈습니다.  


 사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떠돌이 행성을 찾아낸다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일입니다.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기 때문이죠. 대신 주변에 강력한 빛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관측이 가능한 부분도 있습니다. 연구팀은 적외선 영역 (이 행성이 가시광 영역의 빛을 반사해서 볼 수가 없기 때문 )에서 관측을 통해 아마도 AB Doradus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아주 작은 천체 (대략 목성 질량의 4-7 배 수준) 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천체의 이름은  CFBDSIR 2149-0403 (CFBDSIR J214947.2-040308.9) 입니다.      




 (CFBDSIR J214947.2-040308.9  의 아티스트 컨셉.   This artist’s impression shows the free-floating planet CFBDSIR J214947.2-040308.9. This is the closest such object to the Solar System. It does not orbit a star and hence does not shine by reflected light; the faint glow it emits can only be detected in infrared light. Here we see an artist’s impression of an infrared view of the object with an image of the central parts of the Milky Way from the VISTA infrared survey telescope in the background. The object appears blueish in this near-infrared view because much of the light at longer infrared wavelengths is absorbed by methane and other molecules in the planet's atmosphere. In visible light the object is so cool that it would only shine dimly with a deep red colour when seen close-up. (Credit: ESO/L. Calçada/P. Delorme/Nick Risinger (skysurvey.org)/R. Saito/VVV Consortium) )  


 (CFBDSIR J214947.2-040308.9 의 실제 관측 모습. 희미하게 보이는 중앙의 푸른색 점   This closeup of an image captured by the SOFI instrument on ESO’s New Technology Telescope at the La Silla Observatory shows the free-floating planet CFBDSIR J214947.2-040308.9 in infrared light. This object, which appears as a faint blue dot at the centre of the picture, is the closest such object to the Solar System. It does not orbit a star and hence does not shine by reflected light; the faint glow it emits can only be detected in infrared light. The object appears blueish in this near-infrared view because much of the light at longer infrared wavelengths is absorbed by methane and other molecules in the planet's atmosphere. In visible light the object is so cool that it would only shine dimly with a deep red colour when seen close-up. Credit : ESO/P. Delorme )


 이 떠돌이 행성은 그 고유 운동을 볼 때 AB Doradus 이동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이 그룹이 생긴 시점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대략적인 연대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이 행성은 생긴지 5000 만년에서 1억 2000 만년 정도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생성된지 얼마 안되 모항성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것이 일반적인 경우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죠.  


 이 천체의 질량은 목성의 4-7 배 정도로 추정되며 표면 온도는 생각보다 높은 650 - 750K 정도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 관측에서 질량이 처음 관측보다 큰 것으로 판명되면 그냥 작은 갈색 왜성 (brown dwarf) 일 가능성도 있지만 이번 관측에서는 갈색 왜성 보다는 작은 천체인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갈색 왜성은 목성 질량의 13 배 이상에서 80 배 이하 질량 준항성 천체입니다)  

 이 천체를 관측한 것 자체는 VLT 처럼 가장 강력한 지상 망원경으로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새로운 관측 기기들을 동원해 지금까지 가능하지 않았던 희미한 천체를 적외선 영역에서 관측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떠돌이 행성은 지금까지 발견된 떠돌이 행성의 후보들 가운데 가장 지구에 가까이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만약 일부에서 생각하듯이 떠돌이 행성이 아주 흔하다면 더 가까운 위치에서도 떠돌이 행성이 발견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어떤 떠돌이 행성들은 주변을 지나는 별에 중력에 잡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을 지도 모르는 일이죠.  


 향후 지속적인 관측을 통해 어쩌면 방랑하는 행성들에 대한 추가적인 사실들이 계속 발견될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이 연구는 Astronomy & Astrophysics 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P. Delorme, J. Gagné, L. Malo, C. Reylé, E. Artigau, L. Albert, T. Forveille, X. Delfosse, F. Allard, D. Homeier. CFBDSIR2149-0403: a 4–7 Jupiter-mass free-floating planet in the young moving group AB Doradus? Astronomy & Astrophysics, 2012; 548: A26 DOI: 10.1051/0004-6361/201219984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