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중반 미사일이 등장하고 난 이후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형태의 방공 시스템이 20세기 후반에 크게 발달했다. 이와 같은 미사일 방공 시스템은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이지스 전투 시스템 (ACS : Aegis Combat System) 을 비롯하여 걸프 전 이후 유명세를 탄 패트리어트 미사일 까지 여러 종류가 개발되어 있다.
중동의 화약고라고 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 특히 가자 지구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스라엘과 토착 이슬람 주민들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화력을 지닌 이스라엘 군과 가자 지구의 이슬람 저항 세력 사이의 충돌이 소강 상태와 긴장 상태를 번갈아 가며 계속되고 있다.
이슬람 저항 세력들은 화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정면 대결은 피하면서 일종의 테러 공격을 계속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값싼 단거리 로켓이나 혹은 박격포 따위를 이용해서 이스라엘 거주 지역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원아래 이와 같은 테러 공격으로 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로켓 및 포탄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 돔 (Iron Dome) 이라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실전 배치했다. 연평도 포격 문제 및 북한의 방사포로 인해 문제가 되는 우리나라 실정에서도 눈여겨 볼 시스템이라고 생각되어 이를 소개한다.
(참고로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서는 어느 쪽이 문제라는 방향으로 이야기 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자 지구를 압박하는 이스라엘 쪽에도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만 민간인 대상 테러를 자행하는 이슬람 저항 세력도 무조건 잘한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언 돔은 2차 레바논 전쟁이 한창이던 2006년에 계획되었다. 당시 헤즈볼라가 발사한 로켓 4000 발이 북부 이스라엘에 떨어졌는데 여기에는 이스라엘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인 하이파도 있었다. 이 로켓들은 아주 저렴하고 값싼 무기들로 사제로 제조한 것도 있었다.
당연히 명중율은 형편 없지만 인구 밀집지대에 떨어지면 민간인들에게 꽤 큰 피해를 입힐 수도 있었다. 북한의 방사포가 명중율이 높지는 않더라도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에 탄착군을 형성하면 엄청난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는 것과 어느 정도 일맥 상통하는 이야기다. 아무튼 이 로켓 공격은 이스라엘 측 민간인 44명이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 문제가 되는 곳은 바로 가자 지구로 여기서도 2001 년에서 2009년 기간 사이에만 무려 8600 기에 달하는 로켓이 남부 이스라엘을 강타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에서는 28 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래도 발사된 로켓의 숫자에 비해서는 사상자 숫자가 적어 보이기는 하는데 그 이유는 소형 로켓인데다 명중율이 형편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켓 공격이 시작되면 신속히 방공호로 대피하는 시스템에도 그 이유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자 지구나 국경 근방 지역 주민들은 상시 공포에 떨어야 하는데다 이로 인한 인적 물적 손실이 적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이스라엘의 Sderot 에 있는 방공호. 방공호의 벽의 그림만 보면 꼭 방공호가 아닌 것 같다. I, the copyright holder of this work, release this work into the public domain. This applies worldwide. )
이 로켓 공격에서 특히 핵심을 차지한 로켓은 2001년 부터 개발되어 하마스등 이슬람 무장 세력이 제조한 사제 폭탄 수준의 로켓인 카쌈 (Qassam) 로켓이다. 강철이나 알루미늄 파이프에 비료와 설탕 등을 혼합해서 추진체를 만들고 TNT 및 질소 비료를 이용한 탄두를 붙여 조잡하게 만든 카쌈 로켓은 그 화력이나 명중률에선 형편 없지만 대신 인구 밀집 지대를 향해 대충 발사하면 그 심리적 효과는 상당했다.
(카쌈 로켓은 이렇게 조잡하게 생긴 발사대와 로켓으로 이루어져 있다. )
(가자 지구에서 발사되는 카쌈 로켓 This image was originally posted to Flickr by paffairs_sanfrancisco at http://flickr.com/photos/36313307@N06/3350293196. It was reviewed on 19:54, 16 March 2009 (UTC) by the FlickreviewR robot and confirmed to be licensed under the terms of the cc-by-sa-2.0. )
(한 이스라엘 청년이 옮기는 카쌈 로켓 잔해 This image was originally posted to Flickr by Giorgio Montersino at http://flickr.com/photos/39442289@N00/3193583126. It was reviewed on 19:28, 13 January 2009 (UTC) by the FlickreviewR robot and confirmed to be licensed under the terms of the cc-by-sa-2.0. )
(비록 조잡한 홈메이드 로켓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조 기술이 발달하면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져 카쌈 3 에서는 상용화된 로켓탄 들과 비교할 만한 화력과 사정거리를 가지게 되었다.)
이런 조잡한 로켓이지만 그 생산 댓수가 매우 많고 한발 씩 거의 매일 같이 주변으로 발사하다 보니 주변 주민들은 공포와 분노에 떨어야 했다. 이슬람 저항 세력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힘만 믿고 수백만 팔레스타인 인들을 억압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유일한 저항 수단이지만 이스라엘 입장에서 보면 민간인을 대상으로한 무자비하고 파렴치한 범죄 행위였다.
여기에다 2006년 부터는 카츄사나 그래드 (Grad) 로켓 같은 진짜 군용 로켓 공격까지 등장해 끊임없이 주변 지역을 공격함에 따라 문제가 더 복잡해졌다. 이후 이스라엘 군은 가자 및 주변 지역을 침공하여 저항 세력을 뿌리 뽑으려 했지만 억압이 있기에 저항이 존재하는 만큼 없애도 없앤 만큼 새로 생겨나는게 저항 조직이었다.
(그래드 로켓탄이 명중한 이스라엘의 유치원 교실 This image was originally posted to Flickr by paffairs_sanfrancisco at http://flickr.com/photos/36313307@N06/3349461091. It was reviewed on 01:23, 14 March 2009 (UTC) by the FlickreviewR robot and confirmed to be licensed under the terms of the cc-by-sa-2.0. )
이에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로켓탄 및 로켓탄 만큼 골치 아픈 문제인 박격포탄 대공 방어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으니 이것이 아이언 돔이다.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의 Rafael Advanced Defense System 에서 개발한 단거리 대공 방어 미사일 시스템이다. 이이언 돔은 Detection and Tracking radar, Battle management & Weapon Control system, Tamir 미사일을 발사하는 미사일 발사 시스템의 3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에서 실제 목표를 타격하는 타미르 (Tamir) 미사일의 경우 지름 160cm, 길이 3미터, 중량 90 kg 정도되는 미사일로 한 포대당 20기의 타미르 미사일이 있는 발사대가 3기 배치된다. 최대 방어가 가능한 범위는 70 km 정도이다.
(테스트에서 그래드 로켓을 요격하는 타미르 미사일)
실제 아이언 돔은 2011년 배치 되어 2011년 4월 7일 가자 지구에서 발사된 로켓탄을 요격했다. (아래 동영상)
아이언 돔 시스템을 개발 배치하는데는 총 10억 달러가 들었으며 이중 미국이 직접 지원한 것은 2억 달러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미국으로써는 우방을 지키는 한편 가자 지구 및 주변 국으로 이스라엘이 쳐들어가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 보다 더 싸게 먹힌다는 고려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현재 약 10 - 15 포대의 아이언 돔 시스템이 계획되어있다.
아무튼 이와 같은 시스템에 대해서 비판 여론도 없지는 않다. 가장 대표적인 비판은 미사일의 가격을 고려해 보면 로켓 공격이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즉 로켓 하나의 가격은 1000 달러도 하지 않지만 미사일은 한기당 4만 달러가 넘기 때문에 이는 경제적으로 볼 때 공격하는 측이 이익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로켓이 파괴할 수 있는 인명이나 혹은 시설은 꽤 값어치가 나갈 수 있으며 모든 로켓을 다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인구 밀집지대 및 주요 시설물에 떨어질 로켓만 방어하므로 어느 정도 유용성이 있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노스롭 그루만 등 일부 군수 회사들은 자사가 개발하는 레이저 시스템이 더 저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자가 드는 생각은 사실 애시당초 이런 식으로 싸우는 게 잘못이라는 점이다. 공격하는 측이나 방어하는 측이나 끝나지 않을 전쟁을 계속하는 이상 결국은 테러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서로 화해하고 양보하는 것이 더 답이 되겠지만 세상 일이란게 그렇게 이상적으로 이루어질 수만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이런 첨단 시스템이 다른 한편으로는 아이러니 하게도 인간의 어리석음을 반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 역시 이성적으로는 답이 안나오는 북한과 대치 중이므로 이런 시스템도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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