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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저렴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 아연 - 산화망간 배터리



(PNNL's improved aqueous zinc-manganese oxide battery offers a cost-effective, environmentally friendly alternative for storing renewable energy and supporting the power grid. Credit: 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


 배터리 산업은 최근 활황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수의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물론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과 전기 자동차로 인한 수요 증가를 감안할 때 앞으로 유망한 분야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리튬 이온 배터리가 주종을 이루는 문제 때문에 여러 가지 대안 소재를 찾기 위한 연구도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태평양 북서 국립 연구소(Department of Energy's 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의 과학자들은 네이처 에너지에 아연 - 산화망간 배터리(aqueous zinc-manganese oxide battery)를 소개했습니다. 


 이 배터리는 아연이나 망간 같은 아주 흔한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매우 저렴해질 수 있으며 납축전지 같은 전통적인 배터리보다 훨씬 높은 에너지 저장 밀도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입니다. 비록 에너지 저장 밀도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가격만 저렴하다면 ESS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최근 재생에너지 붐이 일면서 ESS는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본래는 전력 공급이 끊기면 안되는 중요 공정이나 장소 (예를 들어 병원 수술실 등)에서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전력 생산이 불규칙한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주목을 받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매우 저렴하고 큰 용량을 지탱할 수 있는 배터리가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음극에는 아연을 양극에는 산화 망간을 사용한 배터리를 테스트했습니다. 그러나 초기 배터리는 불과 몇 차례의 충방전만으로도 성능이 저하되었습니다. 이 이유는 산화 망간이 화학적으로 변하면서 전해질로 녹아들어가기 때문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산화 망간 전극을 개선해 이 문제르 해결했습니다. 


 이들이 개발한 새로운 아연 - 산화 망간 배터리는 285 milliAmpere-hours per gram 의 에너지 밀도와 5000 번의 충방전에도 92%의 효율을 유지하는 성능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앞으로 상용화를 위한 길은 멀지만, 내구성 및 가격에서 상당한 메리트가 있는 새로운 배터리 기술로 기대됩니다. 


 참고 


Huilin Pan et al. Reversible aqueous zinc/manganese oxide energy storage from conversion reactions, Nature Energy (2016). DOI: 10.1038/nenergy.20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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