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umber of bird-like dinosaurs reconstructed in their environment in the Hell Creek Formation at the end of the Cretaceous. Middle ground and background: two different dromaeosaurid species hunting vertebrate prey (a lizard and a toothed bird). Foreground: hypothetical toothless bird closely related to the earliest modern birds. Credit: Danielle Dufault )
6,600만년 전, 이미 어느 정도는 다양성이 줄어들었지만, 그대로 여전히 번성하고 있었던 공룡류와 다른 지구 생명체들이 갑자기 사라집니다. 여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소행성이나 혜성 충돌로 인한 대규모 재난입니다. 이 때 중생대 지구 생물종의 대부분이 멸종했으며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새로운 신생대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대격변이 발생하면 공룡처럼 크기가 큰 동물은 개체수가 적어 쉽게 멸종하는 반면 조류나 포유류의 조상 같은 작은 생물체는 개체수도 많고 세대도 짧아서 멸종을 피하기가 용이합니다. 코끼리 1마리와 쥐 1만 마리 중 어느 쪽이 더 쉽게 멸종될 것 같은지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이 정도면 미스터리가 다 풀렸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게 당시에는 아주 작은 공룡들도 살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깃털을 갖추고 외형상 조류와 아주 유사한 공룡 그룹들도 있었기 때문에 왜 이들은 사라지고 조류만 살아남았는지는 고생물학자들을 괴롭히는 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고생물학자 드렉 라슨 박사(Derek Larson, a paleontologist at the Philip J. Currie Dinosaur Museum in Alberta )와 그의 동료들은 저널 Current Biology에 어쩌면 이빨과 부리의 차이가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이 연구한 것은 마니랍토라 (Maniraptora)라는 소형 수각류 공룡으로 이들은 몸무게가 수백 그람에 불과할 정도로 작으며 깃털로 덮혀 있어 외형상 조류와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도 조류와 매우 가까운 비조류 공룡(non-avian dinosaur)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생 조류 그룹과는 달리 이빨을 가진 공룡입니다.
연구팀은 백악기말 1,800만년 간 살았던 마니랍토라 이빨화석 3,104 개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다른 공룡류와는 달리 다양성이 크게 감소하는 추세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 다른 대형 공룡류와는 달리 마니랍토라 공룡은 백악기말에 쇠퇴하는 징후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Representative teeth from the four groups of bird-like dinosaurs (including toothed birds) analyzed in this study, with enlarged images of tooth serrations. Scale = 1 mm. Credit: Don Brinkman. Modified from Larson et al. 2010. Can. J. Earth Sci. 47: 1159-1181. )
따라서 연구팀은 6,600만 전의 대충돌이 마니랍토라 공룡 멸종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라슨과 동료들은 이 시기 살아남은 가장 오래된 조류의 조상이 모두 이빨이 없는 부리를 지니고 있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런 형태의 부리는 식물의 씨앗을 먹는데 유리합니다. 대충돌 이후 대부분의 생물들이 모두 죽어 먹이를 구할 수 없을 때 씨앗을 먹을 수 있는 능력은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당시 비슷하게 생긴 공룡과 조류 중 결정적인 차이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부리와 이빨의 유무였습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다른 차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비행 능력이 우수한 조류의 조상이 넓게 흩어진 먹이를 찾는데 더 유리했을지 모릅니다.
공룡의 멸종은 아직도 논란을 부르는 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복원도로만 보면 매우 흡사하게 생긴 마니랍토라와 조류의 조상 중 왜 조류만 살아남았는지는 앞으로도 논쟁을 부르는 연구 주제가 될 것입니다.
참고
Current Biology, Larson et al.: "Dental disparity and ecological stability in bird-like dinosaurs prior to the end-Cretaceous mass extinction" DOI: 10.1016/j.cub.2016.03.039
http://phys.org/news/2016-04-fossil-teeth-seeds-bird-ancestors.html#jCp
http://phys.org/news/2016-04-fossil-teeth-seeds-bird-ancestors.html#j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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