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자전축은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 지구의 세차운동의 경우 대략 25,800년 정도를 주기로 지구의 자전축이 한 바퀴 회전하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회전하는 팽이가 옆에서 힘이 가해지면서 흔들리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주로 가해지는 힘은 태양의 중력입니다.
그런데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 이외에도 사실 내부적인 질량의 분포 역시 자전축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런 일은 지구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달 역시 내부의 마그마의 활동으로 인해 자전축이 바뀐 것 같은 증거가 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220663831961 참조)
흥미롭게도 최근 연구에 의하면 지구의 자전축이 기온 상승에 의한 빙하의 소실이 지구 자전축을 변경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나사의 제트추진 연구소의 수렌드라 애드하카리(Surendra Adhikari at NASA's Jet Propulsion Lab)와 그 동료들은 나사의 중력 분포 관측 위성인 GRACE 등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이와 같은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과학자들이 지구 자전축의 이동을 관측할 수 있게 된 것은 1899년 이후입니다. 지난 115년 간 자전축의 이동 방향은 매우 천천히 일어나서 캐나다 방향으로 연간 7-8cm 정도 이동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03년에서 2015년 사이에는 이동 방향이 변경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2000년대 이후 그린란드 빙하가 엄청난 질량을 소실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녹은 물은 바다로 흘러들어가 극지방의 질량 분포를 바꾸게 만들었습니다. 동시에 남극에서도 서부 빙상은 질량을 잃고 동부 빙상은 질량을 얻는 질량 분포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 모든 질량 분포의 변화는 결국 자전축의 방향을 영국쪽으로 연간 16-18cm 정도 이동시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것 자체는 지구의 크기를 고려할 때 기후나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지구 자전축이 변하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것이 가까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다만 과학자들은 지구 기온 상승이 미치는 다양한 영향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죠.
과거 지구는 여러 차례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쳤습니다. 동시에 대륙 이동 같은 다른 원인으로 인한 질량 분포 변화도 여러 차례 존재했습니다. 아마도 이 과정에서 지구 자전축은 조금씩 흔들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이런 변화는 지구 자전 에너지나 지구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태양 및 달의 중력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에 조금씩 흔들리는 수준에서 끝났을 것입니다. 이번 변화 역시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진짜 문제는 지구 온난화 자체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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