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nium pectorale (photograph from the Volvocales Information Project by Aurora Nedelcu). Credit: The Volvocales Information Project by Aurora Nedelcu)
생물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역시 생물 자체의 탄생일 것입니다. 이 사건은 지구 탄생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은 35~38억 년 전에 발생했다고 믿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사건은 핵을 가진 진핵생물의 등장과 이 진핵생물들이 모여 다세포 생물을 이룬 일일 것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서 생물은 매우 크고 복잡해졌으며 인간 같은 복잡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생물까지 등장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정확히 왜 단세포 생물들이 다세포로 진화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아직 잘 모릅니다. 많은 연구가 진행되기는 했지만,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캔자스 주립대학, 애리조나 대학, 도쿄 대학, 위트 대학의 여러 기관의 과학자들은 서로 협력해서 아주 단순한 다세포 녹조류인 Gonium pectorale의 유전자를 분석했습니다.
이 작은 녹조류는 불과 16개의 세포로 구성된 군체입니다. 현미경으로 보면 그냥 세포의 덩어리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덩어리가 바로 최초의 다세포 생물과 비슷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초의 다세포 생물은 이렇게 세포 덩어리에 불과한 군체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세포 덩어리가 모여 있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여기에 대한 대답은 쉽지 않지만,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포식자로부터 더 안전해 진다는 것입니다. 단세포 동물의 입장에서 보면 한 개의 세포를 잡아먹는 일은 어렵지 않겠지만, 세포 덩어리를 잡아먹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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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과정 역시 진화적인 군비 경쟁을 이루게 됩니다. 다세포 동물이 출현해서 다세포 생물을 잡아먹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 과정에서 더 크고 정교한 변종들이 등장했을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그랬는지를 검증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작은 세포 덩어리가 화석으로 남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원시적인 군체 생물은 연구하므로써 과학자들은 실마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녹조류가 어떻게 세포 분열을 조절해서 적당한 크기를 유지하는지를 밝혀냈습니다. 이와 같은 세포 집단의 조절은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는데 중요한 과정이었을 것입니다. 암세포처럼 무한대로 증식하면 결국 집단이 붕괴될테니 말이죠. 세포 증식 조절의 획득은 다세포로 진화하는 첫 걸음입니다.
다세포 생물의 진화 과정은 앞으로도 계속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는 주제입니다.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단세포에서 다세포로 진화한 과정은 진화의 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건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참고
Erik R. Hanschen et al. The Gonium pectorale genome demonstrates co-option of cell cycle regulation during the evolution of multicellularity, Nature Communications (2016). DOI: 10.1038/ncomms11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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