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2016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137억 달러, 순이익은 2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 순이익은 변동이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최근의 PC 시장 침체를 고려할 때 상당히 선전한 셈이지만, 인텔은 전체 임직원의 11%에 해당하는 12,000명 인원 감축을 발표했습니다.
이와 같은 인원 감축의 배경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자용 PC 수요의 감소에 따른 인력 조정과 이전에 합병한 알테라와 맥아피의 중복 인력 구조조정, 그리고 조직 효율화로 풀이됩니다. 매출이 커진 것은 다른 회사를 합병한 점을 생각하면 당연하고 그래도 순이익이 늘어나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도 회사가 크게 흑자를 내는데 대규모 인력 감축을 한다는 것은 우리 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비록 상태가 좋을 때 구조조정을 하는 편이 회사 입장에서는 미래의 위기를 대처하는 데 더 좋기는 하겠지만 말이죠.
미국의 경우 대부분 입사시에 회사의 경영상의 이유로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도록 동의를 받는데다, 이직이 흔해서 (특히 IT 업계) 회사가 크게 어렵지 않아도 대규모 정리해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고용 안전성 면에서는 좋지 않지만, 대신 나이가 들어도 다른 곳에 취직이 우리 나라에 비해 훨씬 쉽다는 점이 다르긴 합니다.
(2016년 1분기 인텔 실적 )
이번 실적에서 주목할 부분은 역시 인텔에서 실적을 견인하는 부분은 서버 시장을 포함한 데이터 센터 그룹이라는 점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8.64%라는 괜찮은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일반 PC를 포함한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은 전년 동기대비 1.74% 성장으로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대폭 감소하는 추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AMD의 비중이 더 감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더 주목할 부분은 사물 인터넷 부분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직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텔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테라와 맥아피의 인수 역시 이런 관점에서 볼 수 있겠죠.
비록 PC 시장이 침체하고 있지만,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사물 인터넷 등 여러 방면으로 신시장을 개척하면서 나름 선전하고 있습니다. 사실 진짜 힘든 것은 다른 원천 기술 없이 PC를 조립해서 팔았던 일반 제조사들이죠. HP와 델은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회사를 비상장 회사로 바꾸거나 분할해서 생존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예측이 어렵지만, 아마도 인텔은 쉽게 몰락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이번 분기 실적보고였습니다. 인력 구조조정은 당장에 어려움 보다는 미래를 대비한 체질 변화와 경영 효율화가 주된 목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동시에 인텔이 말한 것처럼 전통적인 PC산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으로 진출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