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번 째 전기차를 기념하는 노르웨이인들. The government's initial goal of 50,000 electric cars on Norwegian roads was reached on 20 April 2015. The plate "EL 60000" was granted to the 50,000th electric car registered)
노르웨이는 다른 북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친환경 정책에 매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의 보급에 가장 적극적이어서 전기차 보급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4월 20일에 5만번째 전기차를 등록한 이후 1년 후에는 10만 대를 바라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노르웨이 인구가 500만명이 조금 넘는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폭발적인 보급 추세입니다.
하지만 노르웨이 정부와 의회의 야심찬 계획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일반 승용차, 단거리 버스, 그리고 경량 트럭은 무공해 차량(Zero emission vehicle)만 차량 등록이 가능해집니다. 이는 대부분이 전기차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와 마찬가지입니다. 한 마디로 내연 기관의 종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죠.
이와 같은 일이 가능한 이유는 물론 기술발전에 따라서 전기차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는 것에 있습니다. 배터리 기술은 매년 5-10%씩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5-10년 주기로 생각하면 에너지 저장 밀도가 이전과는 달리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이와 같은 발전이 계속된다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말한 것처럼 결국 내연 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최근 테슬라는 물론이고 다양한 자동차 회사들이 보급형 전기 자동차 개발에 뛰어들었거나 판매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10년간 전기 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보급이 매우 활발해 질 것이라는 예측은 나름 타당성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처음에는 기술적인 수준이 낮아서 널리 활용되지 못하다가 모바일 부분에서의 기술 혁신으로 강력한 성능을 갖추게 되면서 폭발적으로 보급된 것을 고려할 때 전기차도 비슷한 경로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낮아진 국제 유가 등 여러 가지 변수도 같이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튼 이런 기술적 배경만으로 노르웨이에서 폭발적인 전기차 보급을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더 중요한 이유는 정부의 강력한 세제 혜택 및 전기차 보급 의지에 있습니다.
노르웨이에서 전기차는 25%에 달하는 부가가치세를 면제 받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여러 세제 혜택과 도로에서 버스 전용도로 주행 등 여러 부가적인 혜택이 존재합니다. 덕분에 2013년에 판매된 닛산 리프 전기차와 폭스바겐 골프의 가격이 4만 2천 달러 수준으로 거의 비슷하게 판매될 수 있었습니다. 경제적인 이점을 고려했을 때 일반 국민들이 전기 자동차를 선택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이죠.
(노르웨이의 폭발적인 전기차 보급. 물론 이는 정부의 적극적 보급 의지가 반영된 결과임. 출처: 위키)
현재 노르웨이는 온갖 종류의 전기차량이 보급되어 있으며 수도인 오슬로는 전기 자동차의 수도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 더 많은 전기차가 보급되면 과거같은 혜택을 주기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시점에서도 전기차 보급이 지금처럼 빨리 이뤄질지는 역시 그 때가 되봐야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희망적인 부분이라면 테슬라 모델 3 발표 이후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전기차에 더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고 전기차의 대중화가 어쩌면 생각보다 빠른 시점에 이뤄질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노르웨이는 큰 어려움 없이 전기차로의 전환을 이뤄낼 수도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도전이 놀라운 일은 당장에 경제에 부담이 되는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것 이외에도 이 나라가 산유국이라는데 있습니다. 그럼에도 노르웨이는 미래를 바라보고 석유에만 의지하면 안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산유국과는 달리 노르웨이는 석유를 수출한 돈으로 세금을 낮춰주기보다는 별도의 국부 펀드를 만들어 미래 세대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래에 석유는 없어져도 펀드는 남게 되어 있는 것이죠. 동시에 자원 수출 이외에도 차세대 먹거리 지식 산업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유가 시대에도 노르웨이는 상대적으로 석유에만 의존해서 국가 경제를 꾸려온 나라에 비해 상태가 양호합니다.
하지만 그런 노르웨이에게도 막대한 돈이 드는 전기차 전환은 큰 도전입니다. 과연 이 도전이 성공적으로 이뤄질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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