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실적. 단위는 10억 달러)
애플이 2016년 1분기 (애플 회계년도로는 2016년 2분기)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듯이 결국 매출과 순이익이 하락했는데, 생각보다 그 폭이 더 큰 편이라서 어닝 쇼크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8%가 줄어든 505억 57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순이익 역시 135.7억 달러에서 감소한 105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여전히 분기 순이익이 100억 달러를 넘는 보기 드문 기업이기는 하지만, 애플이 13년만에 이렇게 큰 역성장을 기록했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주된 이유는 중국에서의 역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6%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는 최근 중국 경제의 부진과 더불어 화웨이나 샤오미 같은 중국 스마트폰 회사의 성장, 그리고 스마트폰 시장 자체의 포화로 인한 수요 감소가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것입니다.
(제품별 판매량. 단위 : 천개)
(제품별 매출: 단위 : 십억 달러)
아이폰의 매출 비중은 여전히 65%에 달하고 있는데 판매량이 1000만대 가까이 감소한 것이 매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아이패드와 맥 역시 판매가 감소한 것은 전체적으로 IT 업계가 최근 부진한 상황인 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 분기 실적에서 그래도 좋은 부분은 아이튠즈, 소프트웨어, 서비스 부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정도 증가해 거의 60억 달러에 근접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하드웨어 부분의 성장은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도 이 부분의 성장은 더 기대해 볼 만 합니다.
한편 애플워치와 애플 TV가 포함된 기타 제품 역시 30% 정도 성장한 21.9억 달러 수준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다만 주력 상품인 아이폰, 아이패드, 맥의 매출 감소를 메꿀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이와 같은 실적 감소는 몇 분기 전부터 예상되어 왔었던 것입니다. 이제 스마트폰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평범한 물건이 되었으며 성능이 크게 향상됨에 따라 자주 교체할 필요가 줄어들었고 중저가 제품으로도 웬만큼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시대입니다. 아이폰이 아무리 물건을 잘 만들었다고 해도 이 변화를 피해가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애플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애플 와치 같은 신제품을 내놓기는 했지만, 아이폰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의 반응은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걸 보면 새삼스럽게 스티브 잡스의 재능을 깨닫게 되는게 아이팟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아이폰, 아이패드 등 새로운 제품을 계속해서 출시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 애플은 대박 상품을 더 이상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점차로 쇠락할 것인지의 여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애플이 준비하고 있다는 전기차의 성패 여부만큼이나 지금으로써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분명한 것은 애플이 앞으로도 IT 업계의 대표 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혁신적인 제품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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