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s impression depicting a compact object – either a black hole or a neutron star – feeding on gas from a companion star in a binary system. Credit: ESA - C. Carreau)
천문학자들이 매우 독특한 블랙홀 2개를 발견했습니다. 캠브리지 대학의 키로 핀토 박사(Dr Ciro Pinto from Cambridge's Institute of Astronomy)와 그의 동료들은 유럽 우주국의 XMM-뉴튼 관측 위성 데이터를 이용해서 강력한 X선원의 정체를 밝혀냈습니다.
이들이 발견한 것은 2200만 광년 이내 거리에 있는 비교적 가까운 X선 원으로 중간 질량을 가진 블랙홀입니다. 그런데 이 블랙홀은 동반성에서 가스를 빨아들이면서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가스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보통 블랙홀은 영화나 만화 등의 매체에서 거의 예외없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천체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이기도 합니다. 블랙홀 자체는 빛을 내지 않지만,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으로 인해 빨려들어가는 물질이 빛을 내기 때문입니다.
특히 블랙홀 주변의 흡수되는 물질의 원반인 강착 원반과 여기에 수직으로 존재하는 강력한 물질의 제트는 블랙홀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것은 강착 원반에서도 가스가 방출된다는 것입니다.
영화를 비롯한 대중 매체에서는 우주선이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면 멀쩡하게 다른 차원으로 들어갈 수 있나 현실에서는 위치에 따른 중력에 차이가 매우 크게 작용해서 물질들을 모두 작은 크기로 분해하게 됩니다. 특히 블랙홀 주변의 강착원반은 이렇게 빨려들어간 물질이 마찰에 의해 뜨겁게 가열되어 온도가 섭씨 수백만도에 달하므로 대개 블랙홀에 근접하기 전에 우주선은 모두 파괴되고 말 것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렇게 뜨겁게 가열된 강착 원반에서 광속의 1/4에 달하는 초속 7만km의 빠른 가스가 모든 방향으로 방출된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개념도 참조) 은하 중심 블랙홀이 아닌 평범한 블랙홀에서 발견되는 것 치고는 놀라운 일입니다.
이와 같은 블랙홀은 사실 그렇게 흔한 것은 아니지만, 블랙홀 주변의 강착 원반의 구조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들이 과거 제시된 에딩턴 한계를 넘어서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빛도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에서 제트 이외에 이렇게 여기 저기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이야기 같습니다. 물론 불운한 우주선과 주인공은 실제 블랙홀 주변에서 원자 단위로 갈려지겠지만 말이죠.
참고
Ciro Pinto et al. Resolved atomic lines reveal outflows in two ultraluminous X-ray sources, Nature (2016). DOI: 10.1038/nature17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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