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474 - 은하계의 중심을 향하는 케플러 우주 망원경



(As an exoplanet passes in front of a more distant star, its gravity causes the trajectory of the starlight to bend, and in some cases results in a brief brightening of the background star as seen by a telescope. The artistic concept illustrates this effect. This phenomenon of gravitational microlensing enables scientists to search for exoplanets that are too distant and dark to detect any other way.
Credits: NASA Ames/JPL-Caltech/T. Pyle)


 케플러 우주 망원경이 응급모드(Emergency mode)로 들었다가 다시 복구되었습니다. 사실 케플러가 이상을 일으킨 것은 새로운 임무를 수행하기 직전이었습니다. 이번 사태로 말미암아 K2 임무의 9번째 캠페인인 마이크로렌징 관측 임무 ( K2 mission's microlensing observing campaign, called Campaign 9)가 무산될 뻔 했으나 이제 다시 본 궤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마이크로렌징은 중력 렌즈를 이용한 관측 기술입니다. 중력렌즈 효과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예언된 효과로 중력에 의한 공간의 휘어짐이 빛을 휘게 만들어서 마치 렌즈 같은 현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멀리 떨어진 은하나 퀘이사를 더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중력렌즈는 처음에는 은하단이나 은하처럼 큰 질량을 가진 천체에서 주로 발견되었으나 현재는 관측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아주 작은 천체의 중력렌즈 효과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마이크로 중력렌즈 혹은 마이크로렌징(microlensing) 기술이라고 부릅니다. 마이크로 중력렌즈를 통해서 검증할 수 있는 천체의 크기는 행성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습니다. 


 이번 임무에서 관측하려는 것은 바로 떠돌이 행성들입니다. 우주에는 항성 주변을 공전하지 않는 떠돌이 행성들이 존재하는데, 보통 매우 어둡기 때문에 이를 관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얼마나 흔하게 존재하는지 알 방법이 없는 상태입니다. 동시에 마이크로렌징효과는 목성이나 해왕성처럼 모성에서 먼 행성을 관측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과 지상의 망원경들은 서로 협력해서 별이 많은 은하계 중심부를 향해 7월 1일까지 관측을 시행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많은 수의 마이크로렌징 효과를 관측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케플러가 복구되어 늦지 않게 임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In a global experiment in exoplanet observation, the K2 mission and Earth-based observatories on six continents will survey millions of stars toward the center of our Milky Way galaxy. Using a technique called gravitational microlensing, scientists will hunt for exoplanets that orbit far from their host star, such as Jupiter is to our sun, and for free-floating exoplanets that wander between the stars. The method allow exoplanets to be found that are up to 10 times more distant than those found by the original Kepler mission, which used the transit technique. The artistic concept illustrates the relative locations of the search areas for NASA's K2 and Kepler missions.
Credits: NASA Ames/W. Stenzel and JPL-Caltech/R. Hurt)




(동영상)



 이번 임무에서 얼마나 많은 떠돌이 행성이나 혹은 모성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들이 발견될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많은 수의 마이크로렌징 효과를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앞으로의 연구에 중요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물론 이번 관측으로 놀라운 사실이 밝혀질지도 모를 일이죠.


 이전의 외계 행성 탐사와 마찬가지로 케플러는 동시에 여러 별을 관측해 마이크로렌징이 의심되는 천체를 고를 것이고 지상의 망원경이 이를 다시 검증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케플러와 지상 망원경이 협력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