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멸종은 여전히 인기있는 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최근에는 6600만 년전 있었던 소행성 혹은 혜성 충돌이 중요한 이유로 생각되고 있으나, 이미 그전에 비조류 공룡 (non-avian dinosaur)들이 쇠퇴하고 있는 중이었다는 증거들이 많습니다. 아마도 이미 쇠락하고 있던 비조류 공룡류는 대규모 멸종에서 결국 살아남지 못했다는 추정이 가능한 것이죠.
최근 영국의 리딩 대학 (Universities of Reading)과 브리스톨 대학의 고생물학자들은 현재까지 발견된 공룡 화석 데이터를 이용해서 사실 새로 진화되는 공룡보다 멸종되는 공룡의 수가 이미 공룡 멸종 전 5,000만 년전부터 더 많았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들이 저널 PNAS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긴 목을 지닌 거대한 용각류(sauropod, 아파토사우루스속, 브라키오사우루스속 등의 거대 초식 공룡)는 빠른 속도로 새로운 종이 발견되는 것보다 멸종되는 속도가 빨라 이미 백악기에는 많이 쇠퇴한 상태였습니다.
여기에 비해 티라노사우루스나 벨라키랍토르 같은 수각류 공룡은 비교적 완만한 속도로 쇠퇴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수각류 공룡이 이미 백악기 말에 진행 중인 환경변화에 잘 적응한 생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조류와 공통 조상을 가지고 있는 공룡이기도 합니다.
물론 현재까지 발견된 공룡종은 전체의 매우 일부임에 불과합니다. 정확한 비율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실제 살았던 공룡의 몇 % 미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다소 추정이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여론 조사 등과 마찬가지로 표본 조사를 한다고 보면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는 결과일 것입니다.
공룡이 왜 백악기에 들어 쇠퇴를 거듭했는지는 아직 잘 모릅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비조류 공룡류가 유독 멸종을 피하지 못했던 것은 이미 상당히 쇠퇴한 무리로써 다양성이 많이 감소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멸종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공룡종이 사실상 조류밖에 없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1000종의 공룡이 있는 상황이 1만종의 공룡이 있는 상황보다 훨씬 멸종이 쉬어질테니 말이죠.
연구팀은 이런 과거의 기록이 현재의 상황에서도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류 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수많은 생물종이 사라지고 다양성 역시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태계는 매우 취약해서 대규모 멸종사태가 발생하면 극히 일부 종밖에 남지 않게 됩니다.
인류로 인한 6번째 대멸종은 그렇게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참고
Dinosaurs in decline tens of millions of years before their final extinction,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www.pnas.org/cgi/doi/10.1073/pnas.1521478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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