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물론 정신과 뇌의 질환이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울증 단독으로 보다는 다른 질환과 합쳐지면 더 좋지 않은 예후를 보일 수 있는 질환입니다.
캐나다 맥길 대학의 연구팀은 퀘벡에 사는 40-70세 사이 성인 2,525명을 조사해서 이들을 대사증후군에 해당하는 대사 위험 인자 (metabolic risk factor) 및 우울증 유무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누고 평균 4.6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우울증 단독으로 2형 당뇨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우울증과 대사 위험인자가 같이 있는 그룹에서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하게 2형 당뇨의 발생율이 높아지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Adjusted ORs 6.61 (4.86 – 9.01))
대사증후군은 그 자체로는 심각한 병으로 생각되지 않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심혈관 질환 및 당뇨의 발생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주의해야할 질환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진단 기준 자체가 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과 연관이 있는 위험군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서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건전하지 못한 생활 습관 - 운동 부족, 폭식이나 야식,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 - 이 심혈관 질환 같은 심각한 결과를 낳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가 시사하는 점은 우울증이 있으면 이런 건전하지 못한 생활 습관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우울증 자체가 과도한 폭식이나 운동 부족, 수면 부족, 과도한 흡연/음주 같은 좋지 않은 생활 습관을 더 자주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으므로 이런 문제를 가진 대사증후군 및 대사 이상 환자가 더 쉽게 당뇨로 진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지만, 결국 몸의 병으로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우울증상이 있다면 더 진행하기 전에 치료나 상담을 받는 것이 좋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정신과 진료에 대한 편견이 많아 실제로 치료를 받지 않는 우울증 환자가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정신 보건에서 앞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이 연구는 저널 Molecular Psychiatry에 실렸습니다. 현재 제가 진행 중인 연구와도 연관성이 있는 내용이라 흥미롭네요.
참고
N Schmitz et al. Depression and risk of type 2 diabetes: the potential role of metabolic factors, Molecular Psychiatry (2016). DOI: 10.1038/mp.20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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