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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의 빙하를 녹이는 따뜻한 공기



(Researchers service one of PROMICE's automatic weather stations on the Greenland ice sheet that was used in the study. Credit: William Colgan, York University)


 그린란드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해수면은 6-7m 정도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최근 그 녹는 속도가 매우 빨라졌기 때문에 과학자들의 이목이 그린란드의 빙하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덴마크와 캐나다의 요크 대학의 연구자들은 최근 그린란드의 표면 빙하를 녹이는 새로운 요인을 분석해 저널 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습니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따뜻해진 북극의 공기가 그린란드 빙하 표면의 눈과 얼음을 빠른 속도로 녹이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몇 차례 소개드렸듯이 그린란드의 얼음은 여름철 기온의 상승에 따라 녹아서 표면에 강과 호수를 이루게 됩니다. 일부는 바다로 흘러가지만 일부는 다시 얼어서 빙하의 일부가 되며 전체적으로는 겨울에 눈이 쌓이면서 빙하의 질량이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 물론 온도가 일정할 때 이야기죠. 


 최근 북극권의 온도가 크게 상승하면서 북극의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포근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 이런 고온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것이 그린란드 빙하 표면의 단단히 굳지 않은 눈과 얼음을 빠른 속도로 녹이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Programme for Monitoring of the Greenland Ice Sheet (PROMICE) 라는 자동 측정 장치를 그린란드의 표면 변화를 관측했습니다. 이 기기는 2012년 12곳에서 무인 관측을 진행했는데, 당시 여름 그린란드 표면은 매우 예외적으로 녹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는 표면의 아직 굳지 않은 눈이 태양 복사열로 녹은 것이 아니라 매우 따뜻한 공기로 인한 열로 녹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 지역의 기온이 높아지면서 한 여름 이상 고온 현상이 표면의 눈을 녹인 것입니다. 


 사실 이런점은 당시에도 알려지긴 했지만, 놀라운 점은 녹는 속도로 2012년 7월 8일에서 11일, 그리고 7월 27일에서 28일 사이 고온 현상 발생 당시에는 하루에 최고 28cm의 눈이 녹아싿고 합니다. 만약 이런 이상 고온 현상이 더 자주 일어난다면 생각보다 이와 같은 예외적인 눈녹기 (exceptional melt events)는 더 자주 발생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소식은 물론 좋은 뉴스가 아닌데, 앞으로 그린란드 빙하의 정확한 질량 소실을 알기 위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참고 


Robert S. Fausto et al. The implication of non-radiative energy fluxes dominating Greenland ice sheet exceptional ablation area surface melt in 2012,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016). DOI: 10.1002/2016GL067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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