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galodon tooth (left) and a modern great white shark tooth. Credit: MPI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
2300만년 전부터 360만년 전까지 세계 각지의 바다에는 역사상 가장 거대한 상어인 메갈로돈 (Otodus megalodon)이 번영을 누렸습니다. 더 유명한 고생물인 티라노사우루스가 수백만년 남짓한 시간 만에 퇴장한 것과 달리 메갈로돈은 10배의 시간 동안 바다를 지배한 최상위 포식자로 사실 크기도 현생 대형 고래종과 견줄 정도로 컸습니다. 과학자들은 메갈로돈의 최대 길이가 18-20m 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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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뼈가 별로 없는 연골 어류이기 때문에 정확한 크기 추정은 어렵지만, 메갈로돈의 최대 크기는 현생 근연종인 백상아리보다 몸길이는 3배, 몸무게는 수십 배 더 무거웠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큰 몸집을 어떻게 유지했는지도 미스터리이지만, 갑작스럽게 사라진 이유 역시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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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플랑크 진화 인류학 연구소의 제레미 맥코맥 (Jeremy McCormack at the 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이 이끄는 연구팀은 세계 각지에서 발견된 메갈로돈의 이빨 화석과 백상아리의 이빨을 비교했습니다.
상어의 골격이 잘 보존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이빨은 평생 빠지고 다시 나기 때문에 가장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상어 화석입니다. 따라서 표본이 매우 풍부해 연구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백상아리와 메갈로돈이 뭘 먹고 살았는지 알기 위해 에나벨질에서 아연 동위원소비를 측정했습니다.
연구팀은 마이오세 초기인 2040만년 전부터 1600만년 사이, 에오세 초기인 360-530만년 전, 그리고 현재 (물론 백상아리의 것)의 아연 동위원소를 측정해 먹이의 구성을 추정했습니다. 먹이 사슬을 통해 축적된 아연 동위원소 비율이 먹이 사슬에서 얼마나 위에 있는지를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백상아리와 메갈로돈은 먹이 사슬에서 같은 최상위 포식자 위치를 차지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몸무게가 최대 수십 배 차이가 난다는 점을 생각할 때 다소 의외의 결과이지만, 사실 더 큰 먹이를 먹을 것도 아닌데, 몸집만 더 크다는 것은 상당한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결국 먹을 것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큰 몸집이 극복하기 어려운 단점이 되어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것 역시 한 가지 가설입니다. 오히려 초점은 메갈로돈이 이렇게 엄청난 몸집을 가지고 현재의 고래 상어나 혹은 수염 고래처럼 여과 섭식자가 아니라 최상위 포식자로 2000만년 간 살아남은 비결을 알아내는 것입니다. 멸종이 아니라 어떻게 그 큰 몸집으로 그렇게 오래 버텼는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competition-great-white-shark-megalodon-extinction/
https://www.mpg.de/18712873/0527-evan-megalodon-extinction-150495-x?c=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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