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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과 큰곰의 이종 교배는 10만 년 전에도 일어났다?



 

(The skull of an ancient polar bear, nicknamed Bruno, was found on the coast of the Beaufort Sea in 2009. It is the only ancient polar bear skull ever recorded and the only ancient polar bear bone known from North America. Credit: Pam Grove)



 10만 년 전 북극곰의 두개골 화석이 북극곰과 큰곰 (brown bear, 불곰, Ursus arctos)와 이종교배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났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북극곰과 큰곰은 서로 근연종으로 종종 이종 교배가 일어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북극곰은 적어도 50만년 이전에 큰곰과 분리되어 북극해 주변의 해양 포유류 사냥 전문가로 거듭났는데, 이점 때문에 종종 이종 교배가 발생해도 독립적인 종으로 진화하고 남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북극에서 사냥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수영 실력은 물론 눈에 띄지 않는 흰색 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조건은 북극이 아닌 곳에서는 사실 필요 없거나 불리한 조건이 되어 종종 이종 교배가 일어나더라도 결국은 종이 분리됩니다. 



 하지만 최근 북극권의 기온이 올라가고 북극곰이 먹이를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남하한 북극곰과 북상한 큰곰이 만나 교배종을 만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일은 과거 지구 기온이 온난했던 시기에도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100165604487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 크루즈 캠퍼스의 고유전학 연구실의 밍-샨 왕 (Ming-Shan Wang, a postdoctoral scientist in the UCSC Paleogenomics Lab)과 그 동료들은 2009년 우연히 알래스카 북부 보퍼트 해 (Beaufort Sea)의 북극 바다 해안에서 10만 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북극곰의 두개골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영구 동토층에서 완벽하게 보존된 두개골 화석에는 충분한 양의 유전자도 남아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추출해 불곰의 유전자와 비교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브루노 (Bruno)라는 별명이 붙은 이 두개골은 사실 아직 완전히 자라지 않은 청소년기의 암컷 북극곰으로 유전자에 적어도 12.5만년 전 몇 차례에 걸쳐 이종 교배가 이뤄진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 시기 빙하기와 빙하기 사이 간빙기에 온도가 크게 올랐을 때 지금처럼 북극곰의 남하와 큰곰의 북상이 이뤄져 이종 교배가 일어났음을 시사하는 증거입니다. 이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지구 기온이 올라갔던 2만 - 1.5만년 전에도 일어났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잡종들은 사실 어느 쪽 환경에도 최적화되지 않아 유전자에 흔적을 좀 남기고 곧 사라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지구 온난화는 과거와 양상이 다를 수 있습니다. 서식지가 섞이는 게 아니라 아예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얼음 위에서 사냥을 할 수 없다면 북극곰의 미래는 하이브리드 종을 거쳐 큰곰에 흡수되는 것이 될지도 모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6-year-old-polar-genome-reveals-ancient.html


Beth Shapiro, A polar bear paleogenome reveals extensive ancient gene flow from polar bears into brown bears, Nature Ecology & Evolution (2022). DOI: 10.1038/s41559-022-01753-8. www.nature.com/articles/s41559-022-017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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