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restoration of Palaeospondylus gunni. Credit: wikipedia/Smokeybjb)
(Palaeospondylus as reconstructed by synchrotron radiation x-ray computed tomography. Credit: RIKEN)
오랜 세월 정확한 족보를 알 수 없었던 화석이 130년 만에 자신의 자리를 찾았습니다. 1890년대 처음 학계에 보고된 팔레오스폰딜루스 (Palaeospondylus)는 고생대 데본기 지층에서 발견되는 5cm 정도 되는 장어 형태의 물고기 같은 생물입니다. 문제는 팔레오스폰딜루스가 일반적인 어류의 특징을 지니지 않은 원시적인 무악류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정확히 먹장어나 칠성장어 겉은 무악류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본 이화학 연구소의 쿠라타니 시게루 (Evolutionary Morphology Laboratory led by Shigeru Kuratani at the RIKEN Cluster for Pioneering Research (CPR))가 이끄는 연구팀은 RIKEN SPring-8 싱크로트론의 강력한 에너지를 이용한 X선 초고해상도 CT 스캔을 통해 팔레오스폰딜루스의 몸 구조를 상세히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팔레오스폰딜루스의 전반적인 형태가 초기 사지형류 tetrapodomorph인 에우스테놉테론(Eusthenopteron)이나 판데리크티스(Panderichthys)와 가까우며 턱이 없는 원시적인 무악류보다 유악류에 가까운 특성을 지녔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예를 들어 팔레오스폰딜루스의 내이는 유악류처럼 완전한 세반고리관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특징은 원시적인 사지 동물의 조상과 유사했습니다.
하지만 팔레오스폰딜루스는 현생 사지 동물의 조상이 아니라 후손 없이 멸종한 잔가지 중 하나로 보입니다. 이빨이나 팔다리로 진화할 지느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 화석은 데본기 중반인 3억 9000만년 전의 것으로 사지 동물의 조상은 아직 물 위로 올라오기 전이었습니다.
우리는 진화도에서 사지류의 조상이 되는 어류가 점진적으로 육지 생활에 적응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진화에는 정확한 방향성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생물들이 환경에 맞춰 진화했다가 일부만 살아남아 우리가 보는 방향으로 후손을 남긴 것 뿐입니다. 따라서 후손 없이 사라진 진화도의 잔가지가 훨씬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팔레오스폰딜루스는 이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5-palaeospondylus-long-standing-mystery-vertebrate-evolution.html
https://en.wikipedia.org/wiki/Palaeospondylus
Tatsuya Hirasawa, Morphology of Palaeospondylus shows affinity to tetrapod ancestors, Nature (2022). DOI: 10.1038/s41586-022-04781-3. www.nature.com/articles/s41586-022-047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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