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guppy populations differ in predation, driving evolutionary divergence in shoaling rate. Credit: Nature Ecology & Evolution (2022). DOI: 10.1038/s41559-022-01772-5)
많은 동물들이 포식자에 대응하기 위해 무리를 지어 다닙니다. 흩어져 있는 것보다 뭉쳐 있을 때 쉽게 공격하기 어렵고 설령 공격을 받더라도 빨리 알아채고 대비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물고기나 초식 동물이나 무리를 짓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의외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바로 기생충이나 전염병이 생기기 쉽다는 것입니다. 여러 무리가 함께 있다 보니 당연히 전염성 질환에 취약해집니다.
피츠버그 대학의 제이슨 왈스만(Jason Walsman)은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인 트리니다드 토바고 (Trinidad and Tobago)에서 독자 진화한 구피 무리를 연구했습니다. 트리니다드에는 여러 개의 하천이 있는데, 상류에 있는 구피들은 포식자가 적어 무리를 짓는 비율이 적은 반면 하류에 있는 구피들은 무리를 짓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이 구피 무리에는 기로닥틸루스속(Gyrodactylus)의 기생충이 살고 있습니다. 당연히 하류에 있는 구피는 기생충 감염이 심하고 상류에 있는 구피는 기생충 감염이 덜한 편입니다. 연구팀은 이를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었는데, 실제 측정된 기생충 감염도와 차이가 10%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작았습니다.
기생충에 조금씩 영양분을 잃는 게 한 번에 잡아먹히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긴 하지만, 무조건 무리 짓는 게 생존에 유리하지는 않다는 점이 재미 있습니다. 천적을 피하기 위한 생존 전략과 함께 기생충을 회피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최적의 조건을 찾아가는 것이 진화의 섭리일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6-group-safety-predators-nastier-diseases.html
Jason C. Walsman et al, Shoaling guppies evade predation but have deadlier parasites, Nature Ecology & Evolution (2022). DOI: 10.1038/s41559-022-017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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