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ration of Mars Express with MARSIS antenna deployed. Credit: NASA/JPL/Corby Waste)
제목만 보면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진짜 제목 그대로의 내용입니다. 놀라운 일이지만, 유럽 우주국 (ESA)의 마스 익스프레스 탐사선이 대규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면서 윈도우 98을 사용하는 MARSIS (Mars Advanced Radar for Subsurface and Ionosphere Sounding)도 물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업데이트를 실시했습니다.
MARSIS가 개발되던 20년 전에는 윈도우 98이 주요 운영체제였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것인데, 일반적으로 우주선에는 훨씬 단순하고 신뢰성이 높은 OS를 탑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의 사실입니다. 아무튼 마스 익스프레스가 2003년에 발사된 이후 19년 만에 윈도우 98 업데이트라고 하네요.
MARSIS는 무려 20m 길이의 안테나로 화성 표면 아래 관측을 위해 1.8-5MHz, 화성 대기의 이온권을 관측하기 위해 0.1-5.4MHz의 저주파를 발사합니다. 이를 개발한 이탈리아 천체 물리학 연구소 Istituto Nazionale di Astrofisica (INAF)의 과학자들은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화성 표면 아래 숨어 있는 물의 존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MARSIS의 컴퓨터 스펙은 따로 소개된 것이 없지만, 최소한 펜티엄 90 이상의 하드웨어와 16MB 정도의 메모리를 지녔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x86 CPU야 허블 우주 망원경 같은 여러 가지 위성 및 탐사선에 탑재되었기 때문에 놀라울 것이 없지만, 윈도우 운영체제는 정말 뜻밖의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임베디드 버전으로 생각되지만, 그래도 통상 복잡한 OS보다 단순하고 신뢰성 높은 OS를 선호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문득 외계인 우주선에 윈도우를 깔아 다운 시키는 패러디 (인디펜던스 데이 패러디)가 생각나네요. 윈도우 98이 블루스크린으로 유명하긴 했지만, 19년이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걸 보면 특수 목적으로 개조된 임베디드 버전은 안전성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www.tomshardware.com/news/mars-probe-gets-windows-98-update
https://en.wikipedia.org/wiki/MAR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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