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자기장이 모식도 An artist's depiction of Earth's magnetic field deflecting high-energy protons from the sun four billion years ago. Note: The relative sizes of the Earth and Sun, as well as the distances between the two bodies, are not drawn to scale. Credit: Graphic by Michael Osadciw/University of Rochester.)
지구 자기장은 지구 생태계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태양과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와 방사선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DNA라는 방사선의 취약한 분자에 유전 정보를 기록하는 지상의 생명체들에게는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지구 자기장은 지구 대기가 태양풍에 벗겨져 나가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자기장이 생긴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이 문제를 두고 과학자들은 많은 논의를 거듭했습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항성 모델에 따르면 태양 같은 별은 탄생 초기에 지금보다 더 강력한 태양풍을 뿜어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강력한 태양풍은 대기를 날려버리거나 혹은 대기의 성분을 크게 변형시킬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성의 경우 두터운 대기가 있지만, 주로 이산화탄소로 된 대기를 가진 이유에 대해서 태양풍에 의해서 가벼운 원소들이 대부분 소실되고 상대적으로 무거운 이산화탄소가 남게 된 것이 이유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들도 있습니다. 화성의 경우 의심할 바 없이 약한 중력과 거의 존재하지 않는 자기장으로 인해 대부분의 대기를 소실하고 이산화탄소가 주를 이루는 미약한 대기만 남았습니다.
따라서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지구가 이런 강력한 자기장을 가지게 된 것은 우리가 보통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오래전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로체스터 대학의 지구물리학자인 존 타두노(John Tarduno, a geophysicist at the University of Rochester)와 그의 팀은 이 점을 검증하기 위해서 확인이 가능한 가장 오래된 자기장의 흔적을 찾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이 찾은 것은 호주 서부에 위치한 잭힐(Jack Hills of Western Australia)의 오래된 암석층으로 암석 자체는 40억년 정도 된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 섞여있는 지르콘 결정(Zircon crystal)은 암석 자체보다 훨씬 오래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지르콘 결정이 침전되어 생긴 암석이니까요.
지르콘 결정은 생성될 때 지구 자기장의 방향과 세기를 기록할 수 있는데, 이는 지질학자들에게는 일종의 하드디스크나 자기 테이프 같은 역할을 해 당시 지구의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그 자기장의 세기는 매우 약해진 상태입니다. 더구나 지르콘 결정 자체가 매우 작기 때문에 이를 검출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매우 강력한 스퀴드 자기계(SQUID(superconducting quantum interference device) magnetometer)를 이용해서 이 자기 기록을 복원했습니다. 이는 거의 40억 년 된 하드디스크에서 기록을 복원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지만, 연구팀은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전에 생각되던 것보다 훨씬 오랜 옛날인 40억년 전(이전 연구 결과는 34.5 억년) 에 지구 자기장이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가 옳다면 지구는 꽤 오래전부터 자기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습니다.
단순히 지구와 크기와 질량이 비슷하고 공전 궤도가 비슷하다고 해서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행성이 될 수는 없습니다. 강력한 자기장도 있어야죠. 어쩌면 지구의 역사 초기부터 강력한 자기장이 있었던 것이 지구가 생명체가 번성하는 행성이 된 중요한 이유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것이 우주에 제 2의 지구가 얼마나 흔할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연구는 저널 사이언스에 실렸습니다.
참고
"A Hadean to Paleoarchean geodynamo recorded by single zircon crystals," Science, www.sciencemag.org/lookup/doi/10.1126/science.aaa9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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