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MIT가 개발한 혁신적인 핵융합로?



 핵융합 에너지는 가장 궁극적인 미래 에너지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거의 무한대로 쓸 수 있는 자원이 있고 배출되는 폐기물의 양도 적을 뿐 아니라 핵분열 때처럼 치명적이고 오래가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핵융합 반응을 컨트롤 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핵융합 연구에서 유명한 농담 중에 하나는 "핵융합 발전이 다음 30년 후에는 가능하다. 그런데 항상 30년이다."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30-40년 후면 가능할지 알았던 핵융합 발전은 현재도 30년 이후를 기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MIT의 브랜든 소붐(Brandon Sorbom)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이를 단축시킬 새로운 발명품을 들고나왔습니다. 이들이 선보인 것은새로운 초전도자석입니다. rare-earth barium copper oxide (REBCO) 초전도 테이프는 기존의 초전도자석에 비해 10배나 강력한 핵융합 반응을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합니다.




(MIT의 새로운 토카막 기반 핵융합로 디자인. A cutaway view of the proposed ARC reactor. Thanks to powerful new magnet technology, the much smaller, less-expensive ARC reactor would deliver the same power output as a much larger reactor. Credit: the MIT ARC team  )


(새로운 REBCO 초전도 자기 테이프와 기존의 구리 케이블.  MIT PhD candidate Brandon Sorbom holds REBCO superconducting tapes (left), which are the enabling technology behind the ARC reactor. When it is cooled to liquid nitrogen temperature, the superconducting tape can carry as much current as the large copper conductor on the right, enabling the construction of extremely high‑field magnets, which consume minimal amounts of power. Credit: Jose‑Luis Olivares/MIT)

 위의 사진에서 왼쪽에 든 한 가닥의 REBCO 자기 테이프는 오른쪽에 들고 있는 구리 케이블과 동등한 자기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렴한 액체 질소로 냉각이 가능합니다. 그 결과 저렴한 가격으로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어 그 안에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가둘 수 있습니다.

 이 새로운 초전도체 기반의 ARC 핵융합로는 현재 4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설할 예정인 차세대 핵융합로인 ITER의 절반 크기로도 같은 힘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초고온 플라즈마를 컨트롤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이 크게 줄어들면 투입한 에너지에 비해 얻어지는 에너지의 비율이 높아져 상업적인 핵융합로 개발이 한결 쉬워질 것입니다.

 MIT가 제안한 ARC의 또 다른 특징은 반응 용기가 고체가 아닌 액체라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새로운 액체 용기는 훨씬 쉽게 관리가 가능하고 교체가 되기 때문에 기존의 고체 용기에 비해서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솔깃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가능한지는 역시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막상 해보면 이론과 실제는 다른 경우도 많으니까요. 물론 강력한 초전도체라면 핵융합은 물론이고 다른 용도로도 응용의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의미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겠죠.

 과연 이런 연구가 앞으로 30년 이내에 핵융합 발전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ARC: A compact, high-field, fusion nuclear science facility and demonstration power plant with demountable magnets," Fusion Engineering and Design, Available online 14 July 2015, ISSN 0920-3796, dx.doi.org/10.1016/j.fusengdes.2015.07.008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