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을 통해서 태어난 더 똑똑한 실험 동물은 뭔가 위험해 보이지만, (아마도 방식을 다르지만 혹성 탈출 같은 영화의 영향도 있겠죠) 사실 우리가 가진 심각한 질환 치료를 위한 실험 동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드 대학의 스티브 클랍코트 박사(Dr Steve Clapcote, Lecturer in Pharmacology in the University of Leeds' School of Biomedical Sciences)와 브리티쉬 컬럼비아 대학의 알렉산더 맥기어 박사(Dr Alexander McGirr, a psychiatrist in training at 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서 phosphodiesterase-4B (PDE4B)라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시킨 실험용 쥐를 만들었습니다.
대개 이렇게 효소의 활성을 억제한 동물 모델은 이를 타겟으로 한 약물 개발을 위한 사전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효소는 인간에도 존재하며 아마도 공포감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쥐의 인지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고안된 Morris water maze 테스트에서 이 효소의 활성의 억제된 쥐는 정상 대조군 쥐에 비해서 복잡한 문제를 쉽게 풀고 이전에 일어난 일을 더 잘 기억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 효소가 억제된 쥐는 두려움을 적게 느끼는 것도 같이 관찰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정상 대조군의 쥐는 고양이의 소변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실험군 쥐는 덜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이죠.
연구팀은 이와 같은 초기 동물 실험 모델 결과를 토대로 PDE4B가 불안 및 공포 장애나 알츠하이머 병 같은 인지 장애 질환 치료의 새로운 목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나 불안 및 공황 장애 등 정신 질환은 환자의 삶을 크게 파괴시키는 질환으로 현재 치료 방법이 많이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더 나은 치료를 위해 신약 개발이 필요합니다.
알츠하이머 병의 경우는 사실 현재 몇 가지 약이 나와있지만, 아직 획기적인 치료제는 없는 상태입니다. 어쩌면 PDE4B가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지도 모릅니다.
흥미롭게도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The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에서는 주인공이 치매에 시달리는 아버지를 치료하기 위해서 침팬치를 대상으로 효과를 본 인지 기능 개선제를 쓰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실 비슷한 목표로 많은 연구자들이 동물 실험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다만 영화와는 달리 대상이 침팬치가 아니라 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침팬치처럼 비싸고 실험이 까다로운 동물 대신 쥐가 더 편리하고 접근이 쉬운 동물 모델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쥐가 좀 똑똑해져봐야 Planet of the mice 같은 일은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Alexander McGirr, Tatiana V Lipina, Ho-Suk Mun, John Georgiou, Ahmed H Al-Amri, Enoch Ng, Dongxu Zhai, Christina Elliott, Ryan T Cameron, Jonathan GL Mullins, Fang Liu, George S Baillie, Steven J Clapcote, John C Roder. Specific Inhibition of Phosphodiesterase-4B Results in Anxiolysis and Facilitates Memory Acquisition. Neuropsychopharmacology, 2015; DOI: 10.1038/npp.201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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