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8월 8일 부산항에는 미 해군 소속의 기묘한 군수 지원함 하나가 입항했습니다. 이 배의 이름은 USNS Montford Point (T-MLP-1)로 (이하 MLP-1)으로 Mobile Landing Platform (MLP)이라는 새로운 클래스의 배입니다. 2012년 취역한 배로 배수량 3만 4,500톤, 길이 233m의 비교적 대형 군수 지원함입니다.
이 배에서 정말 특이한 점은 이상하게 생긴 부두 같은 구조물입니다. 사실 이 구조물은 3대의 LCAC(Landing Craft Air Cushion, 미군의 공기 부양정)을 접안할 수 있게 만든 구조물로 쉽게 말해 이 배가 일종의 부두의 역할을 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사진과 동영상을 본다면 더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항해 중인 MLP-1, U.S. Navy photo by Chief Mass Communication Specialist Mark C. Schultz)
(LCAC와 작업 중인 MLP-1 A Landing Craft Air Cushion transports a Logistic Vehicle System Replacement ashore from the Military Sealift Command mobile landing platform USNS Montford Point (T-MLP-1) as part of offload operations held during the Montford Point's post-delivery test and trials in the Pacific Ocean. Alongside Montford Point is the vehicle cargo ship USNS Bob Hope (T-AKR-300). US Navy )
(동영상)
MLP-1은 아군이 사용할 수 있을 만한 항구가 없는 지역에서 일단 수송선으로부터 차량과 물자를 실은 후 LCAC로 물자를 이동해 해안가에 상륙하거나 반대로 탑재하는 역할을 하는 배입니다. 일종의 움직이는 해상부두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륙함 이외에 일반 화물선에는 LCAC가 바로 바다 위에서 물자를 실어나를 수 없기 때문에 생겨난 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MLP는 오랜 세월 개념이 검토되다가 2010년 제네럴 다이나믹스 산하의 National Steel and Shipbuilding Company 에 5억 달러 계약을 맺고 3척을 건조하기로 결정된 상태입니다. 이 배는 군용치고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데, 그 이유는 이 회사에서 만드는 알래스카급 석유 수송선(오일 탱커)를 개조했기 때문입니다.
1번함인 USNS Montford Point (T-MLP-1)에 이어 2번함인 USNS John Glenn (T-MLP-2)가 건조된 후 미해군과 해병대는 좀더 다른 임무의 배를 만들 것을 요구했습니다. USNS Lewis B. Puller (T-MLP-3/T-AFSB-1)라고 명명된 3번함은 아직 취역하지 않았는데, afloat forward staging bases (AFSB)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부여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이 배가 특수 작전이나 혹은 해상 감시 임무, 재난 구조 등을 위해 상부 갑판에 대형 비행장을 건설했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저가형 강습 상륙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배의 상부에는 대형 헬기인 CH-53는 물론 MV-22 오스프리 같은 대형 수직 이착륙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격납고도 지니고 있습니다. 미군은 이와 같은 배를 한 척 더 건조할 예정입니다.
(USNS Lewis B. Puller (T-MLP-3/T-AFSB-1)의 컨셉. USNS Lewis B. Puller (MLP-3/AFSB-1) An artist’s conception of the Afloat Forward Staging Base. USMC Photo)
MLP-1은 모두 미군의 상륙 능력을 보여주는 물건입니다. 특수 부대이든 아니면 막대한 전쟁 물자를 탑재하고 바다에서 대기 중인 사전배치전단(MPSRON, Maritime Prepositioning Ships Squadron)이든 이 MLP를 통해서 신속하게 원하는 국가로 전력을 배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전에 국내에 입항한 MLP-1 역시 같은 이유로 들어왔을 것입니다. 유사시 한반도에 미군 전력이 배치될 때 어떤 이유로든 항구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형 수송선은 MLP와 함께 해안선에 병력과 물자를 신속하게 실어나를 수 있습니다.
미군의 부러운 점은 이렇게 지원 능력이 든든하다는 것인데,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북한이 함부로 전면전을 벌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한국이 전쟁 즉시 미국과 그 동맹의 대규모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MLP는 북한에게는 매우 껄끄러운 물건이지만, 우리에게는 든든한 안보 동맹이라고 할 수 있겠죠.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