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구글)
구글의 래리 페이지가 구글 블로그를 통해서 구글을 알파벳라는 새로운 지주 회사로 변환시킬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구글의 주주는 새로 설립되는 알파벳의 주식을 수량과 가치의 변동없이 받을 것이며 구글은 다른 사업부를 제외한 전문 회사로 거듭나는 대신 100% 알파벳의 소유가 됩니다. 회사의 나머지 부분은 각각 독립 기업으로 쪼개지게 됩니다. 이와 같은 내용은 이미 뉴스를 통해 많은 분들이 접하셨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를 두고 많은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습니다. 우선 이와 같은 개편 방식에 대해서 구글이 MS나 IBM 같은 다른 공룡이 갔던 길을 가지 않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회사들은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면서 각각의 사업부가 존재했습니다.
물론 서로 잘 협력할 때도 있지만, 갈등이 생기거나 소통이 전혀 안되는 경우도 많았죠. 여기에 회사가 복잡해지니 의사 결정 과정도 오래 걸립니다. 회사를 작게 쪼개거나 독립 부서로 만드는 것은 보통 이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구글의 경우는 사실 이보다 더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MS나 IBM은 그래도 어느 정도 연관 사업으로의 진출이었지만, 구글은 무인차나 노화 방지 연구 등 당장에 상업화가 매우 어렵거나 현재 구글의 주력 분야와 꽤 멀리 떨어진 분야가 많습니다. 미래에 구글에 큰 수익을 안겨줄진 모르지만 당장은 아닌 사업들이죠.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구글이 이런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 일반 대중들은 경탄하는 반면 구글의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당장 이익이 될 수 없는 분야에 투자를 하니 당연히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되는 것이죠. 이번 분사 결정으로 당분간 이와 같은 우려는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구조 개편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은 구글이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입니다. 이점은 특히 래리 페이지 CEO가 밝힌 점이기도 합니다. 그는 구글의 블로그에 (구글은 보통 회사가 아니다. 우리는 그렇게 되기 원하지 않는다“Google is not a conventional company. We do not intend to become one.” )라고 적었습니다.
이는 구글이 거대한 크기가 되면서 점차 관료화되고 창의성과 활력이 떨어진 회사가 되는 일을 방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앞서 했던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하죠. 커진 회사를 다시 작게 만들면 더 민첩하고 창의적인 회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래리 페이지를 비롯한 구글의 현 지도부는 새로운 전문 CEO에게 관리를 맞기고 자신들은 더 모험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담당하겠다는 포석이기도 합니다.
한편 이번 회사 구조 개편을 바라보는 시각 가운데는 구글이 미국판 거대 문어발(?) 기업인 버크셔 헤서웨이의 구조와 비슷한 구조로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도 있습니다. 워렌 버핏이 CEO로 있는 버크셔 헤서웨이는 본래 섬유회사였는데, 버핏에 의해 다른 기업을 소유하는 지주회사로 변하게 되죠. 버핏은 직접 경영에는 깊게 간섭하지 않으면서(물론 CEO 들을 임명 하지만) 수익성 좋은 사업 부분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거대 복합 지주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은 매우 다양한 회사를 소유한 버크셔 헤서웨이로써는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구글 역시 아주 다양한 실험적인 분야에 직접 뛰어들거나 혹은 투자를 하는 만큼 이런식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버크셔와 다른 점은 이익이 나는 회사가 아니라 앞으로 이익이 될지도 모르는 분야를 연구하는 회사라는 것이죠.
과연 구글의 이런 시도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초심을 잃지않고 다시 벤처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는 높이 살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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