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내용 같지만 사실 제목 그대로의 내용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지방을 열로 태우는 갈색지방세포(brown fat)을 이식한다는 이야기죠. 갈색지방세포는 우리가 흔히 보는 백색지방세포와는 달리 에너지를 저장하기보다 소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세포에는 지방 이외에도 많은 양의 미토콘드리아가 들어 있는데, 지방을 소비해 열로 바꾸는 것이 주된 역할입니다.
대개 출생 직후의 동물에 많지만, 일부 동물에서는 성체에서도 유지됩니다. 특히 동면을 하는 동물에 다수 분포해서 체온 조절에 관여합니다. 체온이 떨어졌을 때 온도를 올리기 위해서 근육을 수축시키는 것 이외에 바로 이 세포에서 열을 생산해서 온도를 올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만큼 체중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비만 치료에서 일찍부터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케빈 타프(Kevin Tharp, a Ph.D. student in the Department of Nutritional Sciences and Toxicology)와 그의 동료들은 저널 Diabetes에 발표한 논문에서 갈색지방조직과 유사한 형태의 조직을 줄기세포로부터 배양해 이식하는 동물실험을 공개했습니다.
(실험용 쥐에 이식된 갈색지방 조직. 열화상 카메라 사진. A thermograph of brown-like fat implanted in anesthetized animal at room temperature. Implant, in area A, is significantly warmer (30.86 degrees Celsius maximum) compared with control region in area B (29.43 degrees Celsius maximum). Credit: Kevin Tharp and Andreas Stahl)
(이식 지방 조직. The appearance of an implant, less than a centimeter long, removed after two weeks. Notably, the fat shows the development of blood vessels and a marked brown hue. Credit: Kevin Tharp and Andreas Stahl)
이들은 쥐의 줄기세포로부터 갈색지방세포와 비슷한 조직을 분화시켜 이를 하이드로젤의 형태로 만든 후 주사로 주입했습니다. 이후 이 조직은 잘 생착한 후 주변 조직보다 섭씨 0.5도 더 높은 온도를 유지하면서 에너지를 소비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2주후 다시 분리해낸 갈색 지방 조직을 보여주고 있음)
동시에 이 쥐들은 정상 대조군 쥐와 더불어 고지방식이를 먹었습니다. 그 결과 실험군 쥐가 더 낮은 혈당과 지방 수치를 기록했으며 체중도 적게 늘어났습니다.
이를 사람에게 응용할 수 있다면 한 번 주사로 지속적으로 체중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운동 없이도 칼로리를 소모해 혈당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사람에게 응용하기에는 안전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내로 임상에 적용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장기간 국소적으로 체온이 올라가도 다른 부작용이 없을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운동하지 않고도, 굶지 않고도 살을 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지만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죠. 이 새로운 방법이 과연 그 불가능한 꿈을 현실로 만들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여러 모로 위험한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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