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기후는 길게 보면 끊임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평균 기온이 올라서 온난하고 습기가 많을 때도 있고 한랭하고 건조해질 때도 있습니다. 이런 역동적인 변화에 생명체도 당연히 적응합니다. 이런 적응은 식물이나 이 식물을 먹는 초식 동물이나 다시 초식 동물을 잡아먹는 육식 동물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브라운 대학의 크리스틴 자니스 교수(Christine Janis, professor of ecology and evolutionary biology at Brown University)와 그녀의 동료들은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한 논문에서 개과 동물 역시 이와 같은 기후 변화에 적응해 진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구팀은 4,000만 년 전부터 200만 년 전까지 개과에 속하는 동물의 화석 32종의 화석을 분석했습니다. 특히 집중적으로 분석된 부분은 앞다리 관절 및 이빨이었습니다. 그러자 이들 화석들이 분명한 경향을 가지고 변화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초창기 개과 동물의 복원도. Two early dogs, Hesperocyon, left and the later Sunkahetanka, were both ambush-style predators. As climate changes transformed their habitat, dogs evolved pursuit hunting styles and forelimb anatomy to match. Credit: Mauricio Anton)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 나타났던 고대 개과 동물의 특징적인 진화는 바로 기습 공격을 하는 포식자에서 추적 사냥을 하는 포식자로의 변화(ambushers to pursuit-pounce predators) 입니다. 초창기 개과 동물들은 숲속에서 사냥을 했지만, 기후가 추워지고 한냉해지면서 숲이 후퇴하고 대신 그자리에 초원이 발달했습니다.
당연히 초식동물들은 이런 상황에 빠르게 적응했습니다. 일단 뛸 공간이 많아지면서 초식 동물들은 매우 빠르게 뛸 수 있는 몸을 진화시켰습니다.
개과 동물의 조상은 단순히 빠르게 뛰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진화적 군비 경쟁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현대의 늑대나 여우처럼 장거리를 뛸 수 있는 지구력과 추적 능력을 겸비하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이들의 앞다리 부분, 특히 팔꿈치 관절에서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하네요.
물론 이 고대 개과 동물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진화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현대의 이리떼처럼 크고 빠른 순록을 잡기 위해 장거리 추적 능력은 물론 협동능력을 진화시킨 무리가 있을 것이고 반대로 아에 여우나 코요테처럼 작은 먹이를 사냥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경향은 전체적인 화석 기록에서 찾아 볼 수가 있다고 하네요.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모든 생물체에 공통입니다. 연구팀은 최근 일어나는 기후 변화에도 새로운 적응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실 개과 동물의 진화에서 최근 일어난 가장 큰 사건은 가축화와 가축화된 개를 제외한 다른 개과 동물들의 급격한 개체수 감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갑자기 결론이 이상한 것 같지만, 훗날 우리 시대의 지층에서는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인간 이외에 개, 고양이 등의 척추동물 화석만 발견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상상이 듭니다. 아마도 우리 시대는 기후 변화가 중심이라기 보단 인간이 촉발한 모든 변화로 인한 급격한 생태계의 변화가 일어나는 지질 시대로 기록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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