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포유류 가운데서는 눈이 좋은 편에 속합니다. 사실 개만 하더라도 인간처럼 색을 잘 구별하지 못합니다. 원숭이과를 제외한 다른 포유류들은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색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최고의 시력을 가진 동물이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반대로 빛이 별로 없는 어두운 장소에는 고양이처럼 잘 보지 못할 수도 있고, 일부 동물은 인간은 절대 볼 수 없는 자외선 영역을 볼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시력의 차이는 물론 생활 환경에 따른 차입니다. 예를 들어 꿀벌은 인간은 감지하지 못하는 파장의 빛을 감지해서 어떤 꽃에 꿀이 많은지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개는 시력은 다소 나쁘지만, 후각과 청각이 인간보다 예민해서 아무런 문제 없이 사냥할 수 있죠.
과학자들은 다양한 동물이 어떻게 세상을 보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정보를 이용해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습니다. 멀티스펙트럼 이미지 칼리브레션 및 분석 도구(Multispectral Image Calibration and Analysis Toolbox)라는 아주 긴 이름의 프리 소프트웨어는 엑서터 대학(University of Exeter)의 과학자들이 만든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역할은 우리가 찍은 사진을 동물이 보는 시각으로 변경시키는 것입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사진과 모든 스펙트럼의 빛을 담을 수 있는 사진기(RAW 파일 촬영이 기본으로 가능해야 함)가 필요합니다. 이 프로그램과 같이 있는 매뉴얼은은 어떤 사진과 장비가 필요한지 자세하게 설명해줍니다.
일단 필요한 장비가 있고 여기에 맞는 사진을 찍으면 이 사진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이 소프트웨어로 수정할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나오는 사진은 특정 동물의 눈에 비친 세상입니다.
(인간의 눈에 보인 도마뱀(왼쪽)과 도마뱀의 눈에 보인 도마뱀(오른쪽) Mirrored images of a Tenerife lizard as seen by a human (left) and by another lizard (right) (Credit: Jolyon Troscianko))
(인간의 눈에 보이는 꽃(왼쪽) 꿀벌에 눈에 보이는 꽃(오른쪽) Borage family flowers as seen in human vision (left) and honeybee vision (right)
(Credit: Jolyon Troscianko))
물론 이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목적은 연구입니다. 동물의 눈으로 보는 세상을 이해하게 되면 동식물이 지닌 독특한 외형과 색상을 연구하기 쉬워집니다. 예를 들어 어떤 화려한 깃털을 지닌 새나 활짝 핀 꽃은 인간의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사실은 인간도 일부 파장에 대해서는 색맹이기 때문이죠.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우리는 알지 못하는 위장색(카모플라주)이나 혹은 식물과 곤충의 신호 (꿀이 차있으니 가져가라는) 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 세상이 인간의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것 같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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