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비(High Mobility Multi-purpose Wheeled Vehicle, HMMWV)는 오랜 세월 미군의 상징처럼 사용되었던 경량 전술차량이었습니다. 본래 10여 가지 목적으로 사용되던 경량 전술차량을 통합하기 위해서 등장한 험비는 미국과 그 동맹국 군대는 물론 민수용으로 판매되어 28만 대 이상 생산되었습니다. 서방측 군용 차량 가운데서는 베스트 셀러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본래 3톤 이하의 경량 전술차량이 가지는 한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특히 급조폭발물(IED) 공격에 매우 무력한 모습을 보여줬고 개발된지 30년이 넘어가면서 (1984년 부터 생산) 차세대 전술 차량의 필요성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미 육군과 해병대는 차세대 합동 경량 전술차량(Joint Light Tactical Vehicle (JLTV)) 계획을 통해 다양한 후보 가운데서 차세대 경량 전술차량을 선정하기로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8월 25일 오시코시사의 L-ATV가 험비의 제조사인 AM 제네럴을 비롯한 다른 경쟁자(록히드 마틴, BAE 등)을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사업 규모는 67.5억 달러이며 총 16,901대의 장갑차를 인도할 예정입니다. 차량 숫자가 적은 것 같지만, 사실 미 육군과 해병대는 5만 5,000대 가량의 추가 구매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경량 전술차량 사업 규모는 최대 300억 달러에 달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해외 수출 및 민수버전 개발을 통해서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Oshkosh Light Combat Tactical All-Terrain Vehicle, Oshkosh Defence)
(동영상)
오시코시 L-ATV는 공차 중량이 6.4톤에 달해서 험비의 두 배가 넘습니다. 물론 차체가 커진 부분도 있지만, 방어력을 강화시키면서 어쩔 수 없이 무게가 늘어난 것으로 봐야할 것입니다. 그냥 엔진은 6.6리터 V8 디젤 엔진 버전을 비롯해 하이브리드 엔진 버전까지 다양하게 탑재될 것으로 보입니다.
L-ATV는 기본적으로 험비보다 IED 및 지뢰에 대한 방호력이 강화된 MRAP 차량 같은 지뢰 방호력을 가지면서도 더 가볍게 제작되었습니다. MRAP 차량은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을 계기로 널리 보급되었으나 너무 다양한 차종이 난립했을 뿐 아니라 지나치게 무게 중심이 높고 무겁다는 문제로 앞으로 더 양산되기 보다는 L-ATV 같은 차량으로 상당수 교체되게 될 것입니다.
L-ATV는 일단 생김새만봐도 험비보다 훨씬 튼튼하게 생겼지만 추가 장갑 키트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A-kit/B-kit이라는 모듈러 장갑을 탑재하면 무게는 더 늘어나지만 방어력을 더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상황에 따라 더 다양한 모듈러 장갑과 장비가 탑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장 역시 경기관총에서 중기관총, 그리고 다양한 대공, 대전차 무기와 통합될 것으로 보입니다.
L-ATV의 기본 가격은 25만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제 여러 가지 부대 비용을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을 사업비에서 알 수 있습니다. 우리 군 입장에서는 보급하기에 꽤 비싸보이는 차종이죠. 역시 돈이 많은 미국과 비교는 어렵겠지만, 부러운 느낌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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